자민련이 오는 9일 대구 전당대회를 앞두고 TK(대구.경북) 지역에 기반을 둔 5, 6공 인사 영입을 모색하는 등 세불리기를 통한 제2 창당 작업에 착수했다. 자민련은 공조붕괴 후 교섭단체가 무너지는 등 지난 95년 창당이래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총재직에 복귀하는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가 전국정당을 지향한다는 명분으로 전당대회 장소를 지지기반인 충청권이 아닌 대구로 정한 것도 이러한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대구는 박정희(朴正熙) 전대통령의 향수가 남아 있는 곳으로 김 명예총재는 전당대회에 앞서 구미에 있는 박 전대통령 생가를 방문키로 하는 등 자신이 조국근대화를 이룩한 박 전대통령의 승계자임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비록 5일 당무회의에서 부결됐지만 당명을 공화당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당명개정을 통해 박 전대통령으로 상징되는 산업화세력의 법통을 이어받는다는 당 쇄신및 이미지 제고의 효과를 겨냥한 것이기 때문. 이러한 배경에서 자민련은 전당대회에 앞서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박 전대통령의 장녀인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부총재 등에게 초청장을 보내 참석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장세동(張世東) 전 안기부장, 정호용(鄭鎬溶) 전 국방장관 등 5, 6공 인사들의 참석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명예총재가 5일 저녁 롯데호텔에서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를 만나 전당대회협조를 부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민련이 이처럼 5, 6공 인사 끌어들이기에 나선 것은 대구 전당대회를 계기로 여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TK 지역에서 '한나라당의 대안'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세불리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미 정치권을 떠난 퇴물들을 끌어들여 뭘 하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적 시각도 나오고 있어 실제 자민련에 참여할 5, 6공 인사들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