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은 세계 무역센터 빌딩 공격에 며칠 앞서 '미국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언급했으며 측근들에게 9월10일까지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오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정부가 4일 밝혔다. 영국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빈 라덴에 관한 문건에 따르면 9.11 연쇄테러 용의자 19명 가운데 3명은 라덴의 측근인 것으로 신원이 밝혀졌으며 이 중 1명은 98년아프리카 주재 미 대사관 폭파 사건과 지난해 발생한 구축함 콜 공격사건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건은 또 조사 결과 빈 라덴 자신이 9.11 테러 공격 직전 미국에 대한 대규모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 라덴의 일부 측근들은 공격이 11일이나 그 때쯤 있을 것이라고 거론했다"고 말했다. 또한 8월 또는 9월초엔 다른 곳에 있던 라덴의 측근 들에 대해 테러 사건이 발생하기 하루 전인 9월10일까지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오라는 경고가 발동됐으며 라덴의 최고위 측근중 한 명이 공격 세부 계획을 수립했다고 문건은 밝혔다. 토니 블레어 총리가 하원에 제출한 20쪽 분량의 이 문건 내용은 미국 및 다른기관들에 의해 알려진 부분이 많고 용의자의 이름,소식통,세부 내용 등 민감한 사안은 보안 문제 등을 우려해 공표하지 않는 등 빈 라덴을 기소할 만한 결정적인 사례는 공개하지않았지만 그와 관련한 정황증거는 많이 담고있다. 문건은 빈 라덴과 그의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이슬람 근본주의 네트워크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특히 알 카에다와 아프간 집권 탈레반측은 물자, 재정,군사원조를 대가로 안전을 보호해주는등 긴밀히 서로 의존하는 관계라고 지적했다. 또 빈 라덴이 지난 90년대초부터 핵무기와 화학 물질을 테러무기로 이용하려고 입수를 시도한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으나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문건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아프간에 적어도 12곳의 캠프를 두고 이중 4곳에서테러 훈련을 실시하고있다. 또 세계 각국에 훈련 캠프와 물자창고, 통신 설비를 포함해 자금 마련을 위한 사업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마약 밀거래까지 자행하고 있다. 문건은 또 알-카에다는 개별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며 반드시 다른 테러조직망과함께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알-카에다와 함께 움직이는 테러 조직은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을 암살한 '이슬라믹 지하드'와 북아프리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을 포함한수단과 예멘, 소말리아, 파키스탄, 인도 등지의 지하드 분파 그룹이 있고 이 중 이슬라믹 지하드는 사실상 알-카에다에 흡수됐다. 빈 라덴의 조직 밑에는 `슈라(Shura)'라고 하는 기구가 있으며, 이에는 이슬라믹 지하드 지도자 아이만 자와히리와 이집트인 출신의 이슬람군 수장 아부 하프스알-마스리 등 테러조직의 지도자들이 속해 있다.알-카에다는 슈라 외에도 군과 언론,재정 및 이슬람 현안 등을 다루는 몇 개의 기구를 거느리고 있다. 문건은 이어 빈 라덴 휘하에 있는 알-카에다 이외에는 미국 테러사건을 저지를만한 동기나 수완을 갖춘 조직은 없으며 라덴과 알 카에다는 다시 잔혹한 행위를 저지를 의지와 수단을 보유하고있다고 주장했다. (런던 AP.AFP = 연합뉴스)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