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와의 대화] 장득수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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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불확실성의 시대다.
적극적으로 주식을 살 때는 아니다.
그러나 멀리 내다보고 500선 아래서 우량주식을 조금씩 매수해 인내심을 지킨다면 주가는 반드시 보답을 줄 것이다"
장득수(39)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권가에서 보수적인 분석가로 통한다.
지난 99년말 코스닥 닷컴기업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때 코스닥기업의 펀더멘털을 주목하면서 "코스닥 거품논쟁"의 불을 지피기도 했다.
큰 목소리를 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핵심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예리한 시각으로 시장흐름을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상황에 대해 그는 미국 테러사태로 경기회복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6개월 늦춰진 내년 3.4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시장은 이보다 3개월 선행한 내년 2.4분기부터 대세상승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증시가 테러 사태의 악몽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다.
어떻게 진단하나.
"테러 사태로 폭락한 주가가 기술적인 반등을 보이고 있다.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4·4분기로 접어들면서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채권보다 주식의 비중을 늘린 정도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경제상황이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지만 나스닥지수는 시스코,델 등 개별종목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따라서 바닥을 찍고 상승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보기 어렵다"
-금리 인하와 경기 진작책으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올 들어 쭉 있어 왔다.
하지만 기대감에 그치고 말았다.
유동성 장세에는 저금리와 경기 회복 기대감이라는 두가지 조건이 있다.
저금리라는 필요조건은 충족됐다.
하지만 당분간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증시로 돈이 몰려들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98년 10월 이후 유동성 장세는 두가지 조건을 만족시켰지만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다르다.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경기 침체를 암시하는 대목이어서 오히려 악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당분간 주식시장의 대세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인가.
"지금은 불확실성의 시대다.
시장은 악재보다 불확실성을 더 싫어한다.
호재 악재를 따지기보다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미국의 보복공격이라는 커다란 불확실성이 해소된다고 해도 경기와 구조조정이라는 또 다른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가.
"최근 저금리 기조와 국내 기업의 저평가 현상을 감안하면 주가가 쭉쭉 뻗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대우사태 등을 경험하면서 기업에 속았다는 생각이 강해졌고 잇따른 코스닥 비리사건 등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입맛을 잃었다.
주식시장에 등을 돌리고 있다.
주가지수가 800선 이상 가려면 분명한 회계처리나 투자자 보호 장치 등 투자자의 고민을 덜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주가흐름을 어떻게 보나.
"당분간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테러 사태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내년 2·4분기부터 대세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렇더라도 개별종목의 움직임은 활발할 것으로 본다.
부지런히 기업탐방을 하면서 우량한 종목을 발굴해내는 노력이 중요하다.
연말까지 종합주가지수는 450∼6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
-투자자의 시장대응은 어떤 전략이 좋을까.
"국내의 투자시계는 12시를 넘어서 1시를 향하고 있다.
채권보다는 주식의 매력이 크다.
여러 지표를 보면 한국의 주가는 크게 저평가된 상태다.
장기투자자라면 500선 이하에서 기업가치가 우량한 주식을 사서 장기 보유하고 있으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수출 지향적인 기업보다 내수 위주 종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 대형주보다는 소형주가 나아 보인다.
중요한 것은 재무위험이 큰 주식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식을 빈번하게 매매해도 재미를 보기 어렵다"
글=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