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계 CEO 40여명 비밀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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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기업 총수 40여명이 5일 긴급 비밀회동을 갖고 테러 이후 가속화된 불황 타개책을 논의했다.
인텔 컴팩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날 워싱턴에서 미 경제전략연구소(ESI) 주관으로 비공개 회동을 갖고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을 협의했다.
미국의 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모임은 특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최대 7백50억달러에 이르는 추가 경기부양책을 제시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모임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회동 이후 공동발표문도 없었으나 업계에서는 공동전략 외에 경제계의 건의사항을 부시 행정부에 전달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USA투데이는 이번 회동과 관련,컴팩의 마이클 카펠라스 회장,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사장 등 일부 CEO들을 모임 직전 인터뷰했다.
◇마이클 카펠라스(컴팩)=대기업들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벤처 기업에 상당한 투자를 해 왔다.
하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에 따라 향후 벤처 투자는 크게 위축될 것이다.
정부는 감세정책 등을 통해 기업들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원해야 한다.
또 정부가 슈퍼컴퓨터나 데이터 암호화 등 첨단기술에 직접 투자해야 한다.
◇크레이그 배럿(인텔)=정부는 초고속통신망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초고속통신망 인프라는 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돼야 한다.
경기부양책은 충분한 감세를 통해 소비자의 자신감을 북돋워야 한다.
또 기업들이 정보기술(IT) 분야의 투자에 대해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가 살아나고 장기적으로 생산성도 향상된다.
◇앤 빙거맨(밸러텔레콤)=실업수당 확대와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감면책을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재정적자폭이 확대되면 금리가 다시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감세정책은 정부재정이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 동결해야 한다.
◇딘 오헤어(처브)=보험업계가 이번 테러로 구제금융을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더 이상 테러에 대해 보험을 보장하지 않을 것이다.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미보험 때문에 고층건물 임대사업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따라서 연방정부가 대(對)테러 보험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해야 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