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중국 대만 등 중국계 업체와 3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한 지방정부 컨소시엄에 반도체 공장(fab,팹) 13개 중 한개를 매각하면서 인력훈련을 포함한 기술을 제공하고 대만 반도체업체와는 자본유치 등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업계에서는 핵심기술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7일 일부 잉여생산설비를 매각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며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반도체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한 시가 주도하는 정부·기업·대학 컨소시엄과 일부 반도체 공장 매각이전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닉스측 협상팀이 중국을 방문 중이며 중국측은 이달 중 전문가들을 보내 반도체공장을 조사할 계획으로 내년 1·4분기나 돼야 협상이 끝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중국측은 단순한 설비매입뿐만 아니라 하이닉스가 기술제공은 물론 인력훈련까지 맡아줄 것을 원하고 있다며 하이닉스는 신설되는 중국의 반도체 회사에 지분참여를 하면서 중국시장 공략 기반을 강화하는 형태의 제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회로선폭 0.25㎛급 기술밖에 확보하지 못한 중국측은 특히 0.18㎛ 공정 기술 도입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또한 대만의 기존 반도체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 업체를 현재 추진 중인 유상증자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대만 2위의 D램업체인 난야테크놀로지를 계열사로 갖고 있는 포모사그룹의 왕융칭 회장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하이닉스반도체와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휴 추진 경과와 배경=하이닉스측은 오래 전부터 설비와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중국측의 요구를 무시하다가 반도체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최근 매각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은 반도체산업 육성을 국가전략으로 채택,최근 발표한 '10차 정보산업 5개년 계획'에서 반도체기술은 선진기업을 유치해 확보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업체들도 향후 기술개발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세계 D램산업에서 선두권에 있는 하이닉스와의 제휴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유출 논란=전병서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중국과 대만은 한통속으로 하이닉스반도체의 기술이전과 설비매각은 호랑이를 속성 재배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적자를 보면서도 생산을 하고 있는 것은 대만업체들의 추격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측 관계자는 "정부나 다른 국내 업체들이 협조해주지 않는 상태에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