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보복공격] 탈레반 강경정책 핵심 인물..'오마르'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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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규모 보복공격으로 "제2의 후세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는 "신자(信者)의 사령관"으로 불리는,철저히 신원이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다.
미국 보복공격의 핵심인물인 오사마 빈 라덴을 적극 옹호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단 한번도 아프간 수도인 카불조차 방문하지 않았다.
남부 아프가니스탄의 근거지인 칸다하르에 칩거하고 있다는 정도다.
"얼굴없는 두령"으로 불릴정도로 두문분출형이며 나이 역시 40에 가깝다는 정도만 알려져있다.
그는 지난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맞서 미국과 빈 라덴의 지원으로 탈레반 저항운동을 이끌었으며 소련군과 벌인 전투에서 한쪽 눈을 잃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방 언론은 그를 탈레반의 강경 이슬람 정책을 이끄는 핵심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 제1의 테러리스트이자 이번 미국 보복공격의 타깃인 빈 라덴과는 개인적으로 각별한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98년 8월 아프리카 주재 미국 대사관들에 대한 테러의 배후 인물로 빈 라덴을 지목하고 그가 은신한 곳으로 추정되던 아프간내 군사기지들에 미사일 공격을 했었다.
오마르는 지난 13일에도 성명을 발표하고 "빈 라덴은 이번 대규모 테러에 연관이 없으며,미국은 그에 대한 비난에 앞서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함으로써 그의 신병을 미국에 넘겨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오마르가 과거 소련과 싸울 당시 미국의 협력아래 탈레반의 세력을 강화하는 정치.외교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빈 라덴을 "외교.정치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탈레반(Taliban)은 "구도자""학생"등을 의미하는 페르시아어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고 있는 무장 이슬람단체다.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당시 몇몇 학생단체를 중심으로 소련에 맞서 싸우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 탈레반 정권의 모체이다.
탈레반 정권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부터.
탈레반은 지난 96년 소련의 침공과 오랜 내전으로 황폐해진 아프간 국토의 대부분을 장악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로부터 합법적인 통치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유엔의 아프간 의석은 탈레반에 의해 대통령직에 축출된 부르하누딘 랍바니 망명정부(북부연맹)가 차지하고 있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엄격히 해석해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금지시키고 있다.
또 강간이나 절도등의 범죄에 대해 손 발 절단및 공개처형등을 실시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인권유린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올초에는 국제사회의 거센 중지압력에도 불구하고 바미얀석불등 인류의 위대한 불교문화유산들을 잇따라 파괴하기도 했다.
탈레반 정권은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빈 라덴이 미국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공격을 감행할 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규모 보복공격이 시작돼 유엔제재로 이미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 아프간의 장래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