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을까.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뒤 휴대폰으로 값을 치르는 날이 올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그런 날이 결코 멀지 않았다고 답한다. 올해 초 어느 업체가 휴대폰 자판기를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신기하게 여겼다. 동전이 없어도 휴대폰만 있으면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을 수 있다는 말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휴대폰으로 대금 결제가 가능한 자판기는 이미 시중에 나와 이용되고 있다. 휴대폰이 현금을 대신하는 사례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가령 교통카드 대용이나 인터넷 소액결제용으로 휴대폰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휴대폰이 아예 신용카드 기능을 대신하는 서비스까지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 소액결제=인터넷 유료 사이트에서는 휴대폰 번호로 결제하는 방식이 보편화돼 있다. 가령 인터넷 쇼핑몰에서 수천원짜리 상품을 구입하거나 법률 서비스 사이트에서 유료 콘텐츠를 이용할 때 신용카드 결제 대신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본인 확인절차를 거쳐 곧바로 처리된다. 결제대금은 다음달 자신의 휴대폰 통화요금에 합산 청구된다. 인터넷 소액결제는 종전에는 3만원 미만으로 제한되어 있었지만 최근 들어 결제한도가 사라지는 추세이다. SK텔레콤의 경우 무선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신용카드 한도내에서 무제한 결제가 가능한 고액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휴대폰 소액결제는 이밖에 지하철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을 대신하거나 자판기 요금 결제수단 등으로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신용카드 대체하는 휴대폰=SK텔레콤은 최근 5개 금융기관들과 제휴,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휴대폰을 내년 2월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KTF도 국민카드 몬덱스코리아 등과 제휴,지난달 멥버십카드 신용카드 전자화폐 등의 기능을 통합한 스마트카드를 내놓았다. LG텔레콤도 LG카드 등과 제휴해 비슷한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SK텔레콤은 우선 LG 삼성 외환카드와 하나 한미은행 등 5개 금융회사와 손잡고 9월말 통신기능은 물론 전자결제 기능을 갖춘 모네타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IC(집적회로)칩이 내장돼 신용카드,전자화폐,교통카드 기능을 두루 갖춘 다기능 카드이다. KTF도 국민카드와 공동으로 9월말 IC칩이 실린 통신제휴카드 "KTF 멤버스 국민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를 이용하면 카드회사의 서비스 외에 KTF에서 제공하는 각종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과 KTF는 앞으로 증권,뱅킹,의료,ID카드 기능을 보강하는 한편 내년 상반기에 스마트카드 칩을 내장한 휴대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상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서 대금을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현금인출 서비스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휴대폰이 만능카드를 겸하게 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