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3:19
수정2006.04.02 03:22
증권회사에 다니는 최명헌(35)씨는 틈만 나면 인터넷 상점가를 누비고 다닌다.
인터넷서점에 들러 책을 주문하기도 하고 경매 사이트에 들어가 입찰에 참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공동구매를 통해 시중에서 15만원이나 줘야 살 수 있는 골프화를 6만원에 샀다.
특별히 살 물건이 없을 때도 이 사이트 저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값을 비교해보기도 한다.
최씨는 지난해까지만 해서 인터넷 상점에서 물건을 산다는 것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자신의 개인정보가 누출될까 염려되기도 하고 제대로 배송될지 의문스럽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쇼핑 중독"을 우려할 만큼 인터넷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데 익숙해졌다.
최씨 같은 인터넷쇼핑객이 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기업간(B2B) 거래와 기업.소비자간(B2C) 거래를 포함해 지난해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규모는 57조5천5백억원에 달했다.
이는 1999년에 비해 2배 이상 커진 규모이며 총 거래액의 4.5%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B2B는 52조3천3백억원으로 전체 전자거래의 91%를 차지했으며 B2C는 7천3백억원,해외수출거래는 4조4천5백억원이었다.
특히 개인이 참여하는 B2C 거래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B2C 전자상거래 금액은 지난해 4월에는 통틀어 1천1백억원이던 것이 올해 7월에는 2배가 넘는 2천9백억원대로 급팽창했다.
B2C 인터넷쇼핑에 관한한 한국은 이미 선진국 수준을 넘어섰다.
금년 상반기 기준으로 우리나라 소매거래에서 인터넷쇼핑몰이 차지한 비중은 1.7%.미국의 1%나 일본의 0.3%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일본의 경우 연간 매출이 1백억원 이상인 인터넷쇼핑몰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은 반면 우리나라에는 1천억원대에 달한 쇼핑몰까지 등장했다.
B2C 전자상거래는 4,5년 뒤면 일상생활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B2C 시장이 연평균 48%씩 팽창해,2005년에는 슈퍼마켓 편의점 TV홈쇼핑 등을 제치고 백화점 할인점에 이어 세번째로 큰 유통매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상거래가 급팽창하는 것은 기업의 경우 물품 구매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일반인은 다리품을 팔지 않고도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싼 값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각종 이벤트를 벌이며 박리다매(박리다매)전략을 펴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강국으로 자리잡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도 한둘이 아니다.
전자장터(e마켓플레이스)의 경우 지나친 수수료율 인하 경쟁으로 수익성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인터넷쇼핑몰들도 경쟁이 심해 제대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전자거래진흥원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표준화 미비,결제 및 보안 문제,전문인력 부족,소비자에 대한 인터넷 교육 부족,유통 채널간 충돌 등이 전자상거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