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强國 e코리아] 중복투자 등 '기형성장' .. 국내업계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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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고속인터넷 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서비스 사업자간 과당경쟁으로 중복투자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초고속인터넷서비스 '빅3'는 서로의 망을 활용하기보다 독자적으로 망을 까는데 주력, 전체적인 국부(國富)를 낭비해 왔던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말부터 가입자선로 공동활용제를 도입, 한국통신의 가입자선로(구리망)를 다른 초고속서비스 사업자들이 자유롭게 임차,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리 하우스만 교수(미 MIT) 같은 광대역서비스 전문가들은 과잉.중복투자가 초고속산업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하우스만 교수는 "가입자선로를 공동활용하게 되면 자연 선발업체든 후발업체든 망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게 된다"며 "언뜻보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지만 결국 세계적인 광대역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과잉.중복투자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미 깔린 인프라를 바탕으로 부가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초고속인터넷 관련 장비산업의 균형발전과 원천기술의 국산화를 통해 해외에 우리의 서비스경험과 고품질의 장비를 패키지로 수출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실제로 국내 초고속인터넷 산업은 서비스산업만 급팽창했고 관련 장비산업은 서비스업체들의 국산기술 및 장비의 외면으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는 등 기형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도시.농촌간 정보격차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다.
한국통신 경영연구소의 김봉주 박사는 "정보격차 문제는 세계 각국의 공통적인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더욱 심각하게 부각될 수 있다"며 "디지털화, 정보화의 상대적인 불평등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광대역 서비스에 걸맞는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콘텐츠산업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국내 초고속망은 상당히 발전돼 있지만 관련 콘텐츠는 주로 폭력성 게임, 성인물 등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기반이 되는 만화 애니메이션 등 문화산업의 발전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