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벗는" 광고들이 부쩍 늘었다. 이른바 티저(teaser)광고. 상품이나 상품명을 감춘채 시리즈 형식으로 내용을 서서히 알려가며 호기심을 북돋우는 기법이다. 최근 선보인 티저광고 가운데 단연 화제작은 SK텔레콤의 새 브랜드 "네이트"다. 이회사는 9월 중순부터 신문과 TV에 검은빛 배경에 푸른 유리가 깨지면서 꽃잎처럼 흩어지는 화려한 비주얼을 내보냈다. 자막이라곤 네이트라는 이름뿐. 2편에서야 화면 좌측 상단에 SK텔레콤이라는 회사명을 알렸다. 파격적인 영상미와 수수께끼같은 내용은 바로 세간의 화제에 올랐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암초도 만났다. 당초 SK측은 오는 15일께 "유.무선을 통합한 차세대 인터넷 포털 서비스"라는 서비스 내용을 전격공개하면서 광고의 베일을 완전히 벗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간에 "네이트"가 유.무선 통합 인터넷 포털 서비스라는 사실이 미리 공개되는 바람에 "호기심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광고를 제작한 TBWA 관계자는 "한창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고조되는 와중에 다소 김이 샌 게 사실"이라면서도 "광고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한 만큼 향후 여세를 몰아갈 전략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제일기획이 만든 서울우유의 신제품 "헬로우 앙팡"도 우유로서는 처음으로 티저기법을 활용해 눈길을 모았다. 올림픽 2관왕인 레슬러 심권호 선수와 레슬링복을 입은 어린이가 대치한 가운데 "새로운 어린이 우유가 옵니다"라는 자막만 달랑 내보냈다. 이에앞서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스카이라이프"도 "케네디,마릴린 몬로도 못봤다"라는 광고로 궁금증을 불렀고 현대자동차도 새 스포츠카 "투스카니"를 출시하기전 근육질 남자의 얼굴표정만 보여주는 CF로 호기심을 유발했다. 제일기획 배완룡 차장은 "티저광고는 신제품을 내놓을때 특히 효과가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자동차 정보통신 부문에 집중됐지만 앞으로 다양한 업종으로 티저가 확산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