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은 비좁다.해외로 나가자"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등 대형 SI(시스템통합)업체들의 해외시장 금맥(金脈)캐기 열기가 뜨겁다. 이들 업체는 중국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사업부서를 격상시키고 담당자도 크게 늘리는 한편 주요 시장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누비며 챙길 만큼 해외시장을 중시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최근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속속 이어졌다. 지난 1999년 현대정보기술(대표 김선배)이 수주한 베트남 중앙은행 지급결제시스템 프로젝트와 파키스탄 금융전산화 사업,2000년 LG-EDS시스템(대표 오해진)이 따낸 필리핀 등기부 전산화 프로젝트,SK C&C의 몽골 CDMA용 선불카드시스템과 쿠웨이트 국영 정유사 공정제어시스템,포스데이타의 중국 난징강철 통합생산관리시스템 등이 주요한 성과다. SI연구조합은 최근 "국내 SI 수출은 지난 1999년 5천2백6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연 평균 59.7%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오는 2005년에는 9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요 SI업체의 경우 2003년 총 매출의 20%(삼성SDS),2005년 총 매출의 20%(LG-EDS시스템) 등 앞으로 수년 안에 매출의 5분의 1 가량을 해외시장에서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현하고 있다. 한편 자체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해온 SI업체의 경우 솔루션 수출도 돋보인다. 삼성SDS는 해외 주요 IT업체와 제휴 아래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EIP(기업정보포털) 솔루션 "에이큐브"를 휴렛팩커드의 그룹웨어,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과 번들로 묶어 세계시장에 판매키로 한 것이 대표적 성과다. 지난해 부터 중국시장에 판매된 유니ERP는 올해 미국업체 사이베이스를 통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도 공급된다. 쌍용정보통신은 한국통신프리텔과 공동 개발한 무선망 설계 프로그램 "넷스파이더"를 일본과 인도네시아에 수출했다. 포스데이타는 철강생산관리 소프트웨어 "스틸피아" 디지털 영상기록기 "포스워치" 설비관리시스템 "EasyFM" 등을 해외에 판매중이다. 스틸피아의 인도 이스팟제철 수출금액인 3백만 달러는 지난해 단일 소프트웨어 수출금액으로는 최고다. SI업계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부도 적극 지원중이다. 정통부는 IT산업 해외진출 지원에 올해 모두 3백30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중동과 중남미 등 주요 SI 시장에는 시장개척단도 파견하고 있다. 하지만 SI 해외진출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국내업체가 주 타깃으로 삼는 지역이 비즈니스나 행정 관행상 안정적이지 못해 수주에 돌발 변수가 많다는 게 대표적인 어려움.1999년 베트남 중앙은행 프로젝트가 한때 삐끗했던 것이나 최근 베네주엘라 전자주민시스템 사업이 난관에 봉착한 것처럼 수주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겪는 국내기업들도 많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어려움은 있지만 SI업종에 있어 수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한다. "국내 IT산업 수준과 관련 인프라가 세계적으로 상위인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시장 자체가 세계시장의 약 1~2%로 협소하기 때문에 수출은 기본 과제며 "사이버 건설업"으로 꼽힐 만큼 규모가 중시되는 SI업종의 경우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는 설명이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