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이 오르면 '추억의 전령사'가 나타나 기억속 70년대의 한토막으로 인도한다. 교복을 입은 남학생 주인공은 만원통학버스에서 예쁜 여고생을 만나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추억의 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발레 '웨어하우스'가 지난 6일 서울 양재동 한전아츠풀센터에서 개막됐다. 오는 11월4일까지 지속되는 이 무대는 은희경의 소설 '마이너리그'와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의 맥을 잇는 '복고풍' 발레다. 제임스 전이 이끄는 서울발레시어터(SBT)가 발레로서는 드물게 30∼40대,그것도 남성 관객을 타깃으로 만든 작품이어서 주목된다. 무대는 만원버스 장면과 함께 어설픈 포즈의 고교 단체사진 촬영,빵집에서의 미팅,입대와 첫 휴가,맞선과 결혼식 등으로 70∼80년대 시대상을 재현한다. 첫사랑이 아닌 상대를 배우자로 결혼하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인생의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발레를 기본으로 탱고와 현대무용,퍼포먼스 등 다양한 양식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노름마치'의 신명나는 타악,스트라빈스키에서부터 그룹 '퀸',재즈 음악 등이 배경에 깔린다. 무용수들의 세밀한 표정은 대형 멀티큐브를 설치해 표현한다. 공연시각은 평일 오후 8시,주말 오후 3·7시. (02)564-9366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