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 시상식이 지난달 미국 테러사건으로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이번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급으로 다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에미상 시상식이 제정된 지 53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미상 주관방송사인 CBS 관계자는 7일(현지시간) 미·영의 대 아프가니스탄 공습으로 이날 오후 5시(미 서부시간)에 열릴 예정이던 제53회 시상식을 다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동시에 개최할 예정이었던 시상식을 재연기한 배경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으나 일부 소식통들은 대 아프간 보복공격이 시작된 마당에 시상식을 강행할 경우 국민들로부터 반감을 살 수 있고 수상후보들의 신변안전도 우려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주최측인 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ATAS)와 CBS는 지난달 16일 LA 슈라인오디토리엄에서 열려던 시상식을 이날로 연기하고 뉴욕에서 활동 중인 연기자들이 비행기 탑승을 꺼리자 27개 부문 중 일부를 뉴욕에서 시상하기로 했었다. ATAS는 또 테러희생자 추모의 일환으로 참석자들에게 화려한 드레스와 연미복 대신 정장을 입을 것을 권유했다. 이와 함께 레드카펫 행사(배우 도착시 환영행사)를 취소하고 원로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가 테러참사와 관련한 개막사를 하도록 준비했다. 한편 에미상 관계자들은 이날 에미상 시상식 일정을 다시 잡을지 또는 완전히 취소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혀 취소가능성을 시사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