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살려야 나라가 산다] 제1부 : (2) '네덜란드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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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유수 대기업의 이름에는 왕실을 상징하는 '로열(Royal)'이라는 단어가 따라붙는다.
세계적 정유회사인 '로열더치셸'이 있고 항공회사 KLM은 '로열더치KLM', 필립스는 '로열필립스'가 공식명칭이다.
역사가 오래되고 국민경제적 기여도가 높은 대기업에 대해 네덜란드 왕실은 '로열' 혹은 '로열더치'라는 칭호를 붙여 준다.
현재 2백50여개 대표 기업이 이 칭호를 부여 받았다.
네덜란드 국민들은 로열칭호가 붙은 대기업을 존경스런 눈길로 바라보고 다른 기업들도 로열칭호를 붙일 수 있기를 고대한다.
기업에 대한 이 나라 정부와 국민들의 대우가 어떤지 짐작케 해주는 대목이다.
선진 각국의 정부는 이처럼 기업들을 키우기 위해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자원이 적고 규모가 크지 않은 나라일수록 더욱 기업을 키우는데 적극적이다.
네덜란드는 적극적인 기업지원 정책으로 올해 포천지 선정 1백대 기업중 3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고작 삼성전자 1개에 불과하다.
스위스의 IMD(국제경영원)가 집계한 국가경쟁력에서도 네덜란드는 세계 5위에 올라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도 기업이 경영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핀란드는 '기업가정신 1995-2005'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고 기업에 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각종 교육정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노키아라는 일류기업 하나로 국가 전체가 일등국가 대열에 들었다는 인식을 갖고 노키아와 핀란드를 동일시한다.
노키아의 한 관계자는 "노키아 덕분에 헬싱키 대학에 정보통신과 정보통신경영을 배우려는 유학생들이 몰려들 정도"라고 말했다.
노키아 경영진들이 핀란드 정부가 추진중인 2010년 세계 3대 일류국 건설을 위한 '핀란드 인 2015'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핀란드 기업들은 정부의 탁월한 교육.연구 시스템의 혜택을 보고 있다.
대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94년부터 정보화 사회에 필요한 인적 자원개발 계획 마련에 착수, '교육과 훈련, 연구에 대한 국가전략' 프로그램을 시행한 덕분에 IMD의 평가중 인적자원부문은 계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정책의 입안단계에서부터 대기업이 참여한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스웨덴은 1주일동안 하루 24시간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24/7' 운동을 통해 기업활동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있다.
현재 기업가의욕을 저하시키지 않기 위해 복지국가에 필요한 높은 사회보장세와 금융소득세 등 기업에 불리한 세제를 수정하기 위한 검토작업을 진행중이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창업자가 안정적인 기업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의결권에 차등을 주는 주식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경영진지명에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지배주식과 경영권방어시 우호세력에게 지급할 수 있는 긴급우선주의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EU내에서 논란이 있는 정책들이지만 그만큼 기업경영의 안정을 우선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