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릴런드 하트웰 등 3명의 의학자는 세포분열 과정을 분자유전학적 차원에서 규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상적인 세포분열 과정을 밝혀냄으로써 결과적으로 암 정복에 응용할 수 있는 이론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미국 시애틀 소재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의 릴런드 하트웰은 안정된 상태인 G1기에 놓여있는 효모(yeast)세포가 분열에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스타트(start)"유전자를 1970년대초 발견했다. 스타트 유전자는 죽거나 병든 세포가 발생해 이를 대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될 경우 작동하게 된다. 런던 임페리얼암연구기금의 폴 너스는 세포분열 주기의 전 과정을 통제하는 조절인자인 CDK(Cyclin Dependent Kinase)를 1987년 규명했다. 이 CDK는 세포분열에 관여하는 다양한 단백질에게 인산염을 붙이거나 떼어줌으로써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한다. G1기에 분열을 개시한 세포는 S기에 염색체를 복제한다. 세포는 G2기에 두배의 염색체로 불어나며 잠시 안정을 취한후 M기에서 동일한 염기쌍을 가진 두개의 딸세포로 분열한다. 이 모든 과정을 CDK가 조절한다. 너스와 같은 소속인 티모시 헌트는 CDK의 활성을 조절하는 인자인 사이클린(cyclin)을 1980년초 발견했다. 사이클린은 세포분열 단계에 따라 다른 활성도를 보임으로써 CDK의 기능을 조절한다. 강윤구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교수는 "최근 등장한 글리벡 헤르셉틴 이레사등 획기적인 암 치료제는 암세포의 분열과정을 억제하는 메카니즘이 발견됐기 때문에 개발될수 있었다"며 "올해 노벨의학상 수상자들은 이런 신약들의 배경이 되는 기초이론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