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장 > 공기업 개혁을 공공부문개혁의 핵심 과제로 추진한지 3년의 세월이 흘렀다. 정부는 비효율적으로 운영돼 온 공기업에 경쟁원리를 도입하고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데 기본 목표를 두고 개혁을 추진해 왔다. 지금까지 포항제철 한국통신 등 11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민영화를 추진, 포항제철 한국중공업 국정교과서 등 6개 공기업의 민영화를 완료했다. 또 공기업 인력의 25%를 감축하고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했다. 26개 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핵심 역량 위주의 강도높은 구조조정도 추진했다. 그러면 공기업의 향후 역할과 미래 발전전략은 무엇인가. 첫째로 공기업의 발전전략은 자율.책임 경영체제를 정착시키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사.예산.사업 등 경영에 대해 포괄적 자율권을 부여하고 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도 지금까지의 직접적 관리자에서 간접적 조정자로 역할을 전환, 생산활동 참여 등 노젓기(rowing)가 아니라 시장환경 조성 등 방향잡기(steering)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둘째로 한국전력 한국통신 등 계획된 공기업 민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공기업 민영화는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시장경제로 전환중인 동구권 국가에서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민영화는 국경없는 개방경제 체제하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며, 국부 유출이 아니라 국부를 증진시키는 윈-윈(win-win) 전략임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셋째 성숙화된 세계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경영시스템과 관행 및 제도를 시급히 정착시켜야 한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감각과 경영능력을 구비한 유능한 최고경영자(CEO)의 선임과 육성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경쟁력이 CEO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것은 이제는 상식에 속하는 말이다. 따라서 우수한 경영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성과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넷째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분사, 아웃소싱, 수익구조 개선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회 선점과 위험 분산을 위해 기업간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해외 선진기업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경영의 질을 한 단계 높여 나가야 한다. 특히 지식경영과 정보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으로 신속히 변신해야 한다. 현대 기업의 경쟁력 격차는 지식의 축적과 활용, 선진 정보기술의 수준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