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새벽 미국은 연쇄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테러의 배후로 지명된 오사마 빈 라덴은 아직까기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다. EBS TV의 시사다큐 '움직이는 세계'는 10일 오후 10시에 다큐멘터리 '오사마 빈 라덴'을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에선 그가 어떻게 해서 반미 운동을 펴게 됐고 미국이 빈 라덴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과연 정당한지,그리고 미국의 보복 공격으로 빈 라덴을 순교자로 만들 경우 미국과 이슬람 세계와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이 다큐멘터리는 9월 11일 테러사건이 발생한 후 이틀뒤인 지난 9월13일에 미국의 공영방송인 PBS에서 방송된 것이다. PBS의 로웰 버그만 기자가 뉴욕타임스 기자팀과 공동으로 취재했으며 과거 빈 라덴이 ABC 기자와 인터뷰에 응했던 장면도 볼 수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의 갑부인 빈 라덴은 맨 처음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대항해 싸우면서 테러를 조직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있었던 여러 차례의 반미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그는 96년 사우디 미군기지 공격,98년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 대사관 폭탄테러,지난해 미 구축함 폭탄테러 등을 주도했거나 배후 조종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이번 세계무역센터 테러참사와 같은 대형 사건을 일으킬만한 재력과 인력,그리고 기획능력을 가진 테러리스트는 빈 라덴이 유일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빈 라덴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라는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관측통들은 미국이 그의 역할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그를 대중적인 영웅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전 CIA 요원인 밀튼 비어덴은 이번 사건에서 빈 라덴이 미국민들의 증오의 대상으로서 국민을 단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