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회복을 바탕으로 발빠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오름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 개전외에는 이렇다할 재료가 없는 가운데 안정적인 세계 증시 반응과 뉴욕 증시 반도체 강세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미국과 영국의 공습으로 시작된 보복 전쟁이 확산될 가능성보다는 장기 국지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예견된 범위 내에서의 공습은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테러시 발생한 하락갭을 메우기 위한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화로 인한 돌발 변수 발생과 추가 테러 우려도 만만치 않지만 매도 관점보다는 관망세를 보이는 정도다. 9일 주가는 빠른 적응력을 과시하며 500선을 가볍게 넘어서 출발한 뒤 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를 받아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 510선 돌파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서는 테러 피해를 줄이기 위한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대처와 국지적인 공습 등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을 감안해 박스권 상단부를 다소 높이는 분위기다. 더불어 단기 급락에 따라 매물층이 얇은 520선까지 반등 추세를 연장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추가 상승은 하락갭을 메꿀 때까지 시도되겠지만 공간은 넓지 않아 보인다. 현재의 상승 국면이 전환이 아닌 반등인 데다 본격적인 매물대 하단부인 520선을 쉽게 돌파할 만큼 시장 에너지가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한적인 등락이 점쳐지는 가운데 통신 건설 등 내수관련주와 은행 증권 등 금리인하 수혜주 정도로 시각을 좁히라는 견해가 많다. 한화증권 투자전략팀 조덕현 차장은 "미국의 군사행동이 예상된 수순을 따라 수행되면서 테러로 인한 하락갭을 메우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가 테러 가능성, 악화된 기업실적 등을 감안할 때 테러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되기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다소 상향된 박스권내에서 핵심 테마주, 은행, 증권주를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SK증권 김대중 연구원은 "세계 주식시장 안정을 확인한 자신감을 보이는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수급이 경기문제에 다소 앞서고 있는 만큼 520선을 회복한 뒤 540선 탈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여전히 시장접근은 수익률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개별 종목보다는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대형 우량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8분 현재 506.57로 전날보다 10.44포인트, 2.10%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2.17포인트, 4.05% 높은 55.72를 가리켰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주성엔지니어 등 반도체주와 SK텔레콤, 한국통신공사, KTF 등 대형 통신주가 동반 강세를 나타내며 반등을 주도했다. 이틀간 매도로 일관했던 개인이 회복된 투자 심리를 반영하듯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 상승종목이 700개를 넘는 강세장이 연출되고 있다. 개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66억원, 8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매수 손길을 도우며 각각 74억원, 26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매도에 치중,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75억원, 56억원을 순매도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