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 1백대 화장품업체(2000년 매출액 기준)에는 국내 5개사가 포함됐으며 상위 3개사(태평양 LG생활건강 코리아나)의 평균 성장률이 15.7%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화장품업계 평균 성장률의 4배에 달하는 것이다. 국내 업체중에서는 선두기업인 태평양이 29위에 올랐다. 나머지 기업들은 원화약세 탓에 대부분 순위가 조금씩 밀렸다. 미국의 패션전문잡지인 WWD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세계 화장품시장은 전년도(8백90억달러)에 비해 4% 성장한 9백26억달러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1위는 로레알그룹으로 모두 1백13억4천만달러(한화 13조원정도)어치를 팔았다. ◇한국업체 실적 양극화=한국업체는 주요 3사외에도 2개사(한국화장품 나드리)가 더 순위에 올랐지만 이들은 매출액이 20%가량 줄어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업체별로는 태평양이 7억9천6백만달러의 매출을 기록,전년보다 3계단 상승한 29위에 올랐다. 매출신장률(32%) 기준으로는 1백대 기업중 5위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42위(전년 41위)를 차지했으며 코리아나가 43위(전년과 동일)에 올랐다. 이밖에 한국화장품이 73위(전년 64위),나드리가 83위(전년 74위)에 올랐다. 그러나 5개사를 합친 전체 매출액이 10위인 일본의 가네보(2조8천4백억원 이상)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형측면에서 아직도 '글로벌브랜드'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미국계 다국적기업 강세=1백대 기업에 모두 39개사가 랭크됐다. 미국계 기업은 지속적인 M&A전략과 브랜드파워를 내세워 총매출 3백99억달러를 기록해 세계 화장품시장의 43%를 장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P&G(74억달러)와 에스테로더(44억달러) 에이본(35억달러) 존슨&존슨(34억달러)등 4개사가 10위권 안에 포진하고 있다. 유럽계에서는 유니레버가 68억달러를 올려 3위를 유지했고 니베아로 유명한 독일의 바이어스도르프사가 25억달러의 매출로 전년에 이어 9위를 지켰다. ◇저력의 일본=가격하락 압력과 내수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상위 10위권에 시세이도(4위,53억달러) 가오(8위,26억달러) 가네보(10위,25억달러)등 3개사가 포함돼 화장품 강국으로서의 저력을 보였다. 시세이도의 경우 지난해 2%의 매출신장률을 나타내 전년도의 마이너스 신장세를 벗어났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