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미국의 보복 공습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낸 뉴욕 증시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다. 종합지수는 11.48포인트 상승했고 코스닥지수는 사흘만에 반등하며 4.61% 올랐다. 9일 증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나스닥 지수가 닷새 연속 강세를 보였다는 소식에 500선을 가볍게 넘어서며 출발했고 한차례도 약세를 허용하지 않았다. 전날 보복 공격이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며 소폭 하락한 낙폭을 단숨에 만회했고 미국 테러 충격으로 급락했던 지난달 12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이 공격대상을 확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하고 보복 테러 우려감도 상존했으나 500∼520사이에는 매물대가 얇아 무난히 오름세를 확대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31% 높은 507.61에 거래를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56.02로 2.47포인트 상승했다. 전업종, 대부분 종목이 고른 오름세를 나타낸 가운데 반도체, 통신주가 반등의 선두에 서며 전기전자, 통신업종이 업종지수 상승률 1,2위에 올랐다. 뉴욕 증시에서 일부 증권사가 반도체와 관련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반도체 관련주를 밀어올렸고 통신주는 내수관련 실적주라는 강점이 다시 떠올랐다. 삼성전자가 3.77% 급등하며 열흘만에 15만원선을 되찾았고 하이닉스, 아남반도체, 주성엔지니어 등이 큰 폭 올랐다. 통신주는 KTF가 4.41% 오른 것을 비롯, SK텔레콤, 하나로통신, 한국통신공사 등이 대부분 상승했다. 웅진코웨이는 실적 목표 초과 달성 소식에 8% 이상 급등했고 LG전선은 광케이블 주문감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 사흘만에 오름세를 탔다. 대우전자는 무세제세탁기 재료가 노출되면서 닷새만에 하락했다. 대우건설은 리비아 프로젝트 수주설로 급등한 뒤 상승폭을 덜어냈다. 새롬기술이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재료로 가격제한폭을 채우며 한글과컴퓨터, 다음 등 인터넷관련주 강세를 이끌었다. 안철수연구소, 장미디어, 퓨쳐시스템 등 보안주도 동반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정부의 금융지원 방침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한화, 풍산, 테크메이트, 타프시스템 등 보복공격 수혜예상주는 차익매물을 맞아 하락하거나 상승 각도가 무뎌졌다. 거래소에서 695종목이 상승했고 개인 관심이 코스닥으로 집중되면서 무려 96종목이 가격제한폭을 꽉 채웠다. 10월물 옵션 만기일을 이틀 앞둔 이날 프로그램 매도와 매수는 각각 287억원과 299억원으로 비슷하게 나왔다. 거래소에서는 외국인이,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반등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227억원과 77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거래소에서 물량을 정리하며 코스닥으로 이동, 233억원을 순매도했고 거래소에서는 19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매도에 치중하며 각각 124억원, 222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테러사태 이후 적극적인 재정, 통화정책 등으로 세계 증시가 안정을 보이고 있고 보복 공격도 악재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불확실성 완화 차원에서 파악되고 있는 만큼 테러 이전 주가로 복귀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줄줄이 예정된 기업실적과 경기침체 우려 등과 보복 테러 발생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이전 수준까지 회복은 어렵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반도체주 강세로 나스닥지수가 강보합세를 유지하면서 국내 증시에 상승 기운을 넣었다"며 "미국의 보복 공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해외 증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나 팀장은 "하락갭으로 인한 호가공백이 발생, 즉 매물부담이 없어 테러 발생전 주가를 회복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종목별로 테러 이전 수준과 비교해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세종증권 김욱래 연구원은 "보복 테러 등 돌발 변수 출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데다 펀더멘탈이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