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공격] 중동수출 잇단 취소 .. 지방공단.中企 대응책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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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프가니스탄 테러 보복공격으로 지역기업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중동지역에서의 수출 주문이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운송비마저 증가,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 피해는 중동지역 의존도가 높은 일부 업종에 국한돼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전선이 인접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막힌 수출길,증가한 물류비용=위성방송수신기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등에 수출해온 경기도 안양의 T메이트는 며칠전 아랍에미리트의 바이어로부터 샘플을 보내달라는 전문을 받았지만 제날짜에 보낼 수 있는 항공편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달말 우즈베키스탄에 58만달러어치의 자동차부품을 공급하려던 D기연도 해상수송로가 막힐지 모른다는 소식에 육로로 운반하는 방법을 강구중이나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상태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관계자는 "파키스탄 인근 해역이 봉쇄될 것에 대비해 현재 예멘이나 오만쪽으로 우회한 뒤 육로로 운송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며 "하지만 이럴 경우 물류비 부담이 늘어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는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전쟁으로 인해 수출관련 보험료가 증가한 것도 기업들엔 부담이다.
경남 양산시 안동공단의 한진산업은 지난 9일 사우디와 파키스탄 등에 컨테이너 5개 분량의 담요를 수출할 계획이었으나 전쟁보험료가 컨테이너당 1백50달러씩 추가되는 바람에 수출을 아예 포기했다.
선사도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
현대상선은 중동지역 화주들이 보험료 증가와 위험도 등을 감안해 수출물량을 연기하거나 중단해 운송물량이 평소보다 30% 이상 줄어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으로 운송료가 20∼30% 가량 올라 화주들의 가격인하 요구가 거세다"며 "전쟁이 장기화되면 보험료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태산"이라고 푸념했다.
◇꼬여가는 수출전선=보복전쟁이 개시된 이후 중동과 서남아시아로부터 수출주문이나 상담건수가 줄어들고 있다.
중동 사람에 대한 보안당국의 입국심사가 까다로워진 것도 이 지역 바이어들의 방문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달에 2백만달러 가량을 중동지역에 수출하는 대구 태왕물산의 경우 지난달말부터 중동지역에서 들어오는 신용장(LC)이 평소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태왕물산의 권준호 상무는 "예년의 경우 이맘 때는 한달 앞으로 다가온 라마단(금식기간)으로 인해 특수가 일어나는 시점이었지만 지금은 전쟁의 영향으로 수출물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특히 전쟁 불안감으로 미국지역의 소비심리 까지 냉각되면 피해규모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울산지역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우 미국을 포함한 자동차 수출대상국 1백6개국중 33개국(수출비중 62.4%)이 전쟁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어 앞으로 모기업인 현대차의 수출부진이 심해지면 동반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울산의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세종공업은 현대자동차의 북미 수출시장에 연간 매출액(4천억원)의 60%에 달하는 머플러 부품을 납품하고 있어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치명타를 맞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책=전쟁양상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중동과 서남아시아 지역 수출여건을 중소 수출업체에 신속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수출업체들은 컨테이너 한대에 대한 보험료가 1백50달러나 오른 사실을 몰랐다가 뒤늦게 수출단가를 조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인규 무역협회 인천지부장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 수출업체들은 현지사정 및 무역정보에 어두워 선박운행 일정과 대체 수송수단 확보요령,운송 보험료 변동사항 등을 몰라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며 "업체들에 일일이 현지 사정과 대책을 통보해 줘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종합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