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도이체방크캐피털파트너스(DBCP)와 매각협상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자본확충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러 해에 걸친 해외매각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서울은행은 국내 금융전업가를 통한 매각이나 여타 은행과의 합병 등 국내 해결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산업자본 등도 10% 이상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은행법 개정이 진행되고 있고 경영개선계획을 달성하고 있다는 판단이기 때문에 P&A방식보다는 국내 매각쪽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감위는 "서울은행은 국내외 투자자들 통한 자본확충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보다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할 것"이라며 "마련된 방안대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서울은행이 구조개선 노력과 정부의 증자지원으로 재무부문의 정상화는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다면서도 선진경영기법 도입과 해외자본 유치를 위한 해외매각은 대외여건의 변화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각 협상 결렬은 △ 자산가치 평가나 영업권 인정, 풋백옵션 등 매각조건에 차이가 가장 큰 요인이 된 데다 △ DBCP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대외여건 변화로 해외투자자를 찾지 못한 것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 김석동 감독정책1국장은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고 하더라도 국제적인 관행상 협상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시간을 끌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와 자본모으기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은행은 앞으로 원점에서 다시 경영정상화 방안을 모색하되 국내 매각이나 합병 등의 방향으로 처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위 김석동 국장은 "지난해 경제장관회의에서 결정된 서울은행 처리 방침은 국내외 매각이나 금융지주회사 편입 등 구조조정 추진이었다"며 "독자생존에 대해 가타 부타 말할 수는 없지만 당시 처리방침에는 상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자본 등에 대한 매각 가능성에 대해 김 국장은 "해외 매각 파트너가 없는 상황에서 좋은 조건이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국내 매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일부 논의되는 자산부채이전(P&A) 가능성에 대해서는 "서울은행의 현재 경영상황이 나쁘지 않으며 계획을 달성하고 있다"며 "P&A로 처리하려면 부실금융기관 지정 등의 법적 요건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매각 역시 연말 은행법 처리가 돼야하고 DBCP가 요구했던 협상 가격이나 매각 뒤 공적자금 투입 여부가 다시 논란을 빚을 수 있다. 어쨌든 해외매각 실패에 따른 후유증에 따라 서울은행 매각은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9월말까지 연장했던 해외매각 시한에 매각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DBCP와 매각협상이 종결됐다고 밝혔다. 박승 위원장은 "구체적인 협상 결렬 이유를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DBCP가 경영에 관심없이 단기 투자목적으로 제시하는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향후 서울은행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국내외에 매각의 문호를 열어 매각을 추진함과 더불어 독자적인 경영정상화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며 "독자적인 경영정상화는 독자회생 또는 국내 다른 은행과의 합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