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3:25
수정2006.04.02 03:28
삼성전자에는 한달에 평균 4백여건의 각종 협찬요청이 쇄도한다.
지방자치단체나 환경단체 문화예술단체 교육기관 등은 그래도 양반이다.
정치인은 물론이고 심지어 일부 시민단체까지 돈을 지원해 달라고 손을 벌린다.
10건중 1건 꼴로 협찬에 응하지만 그래도 지난해 협찬금으로 나간 돈만 1백억원을 웃돌았다.
법정 준조세는 아니지만 각종 기부금과 성금도 기업들의 등을 휘게 한다.
증권거래소가 5백74개 상장기업의 2000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헌금 등 각종 기부금은 총 1조1천8백6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기부금의 비율은 0.24%로 99년의 0.20%보다 높아졌다.
모두 국가 또는 지자체 기부금이나 국방헌금, 이재민 구호성금, 정당후원금, 불우이웃돕기 성금, 학술 문화 종교 사회단체 기부금 등이다.
지방 사업장이나 사업부에서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정확한 통계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삼성 관계자는 전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겨냥, 지역축제 등 전시성 이벤트를 남발하면서 기업들에 손을 벌리는 일은 최근들어 더욱 잦아졌다.
대부분 일회성 행사로 기업 이미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사업 감독권이나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힘있는 부서를 통해 협찬을 요청해 오는게 대부분이어서 마냥 거절할 수만도 없는 형편이라고 기업들은 하소연한다.
성격은 다르지만 각종 이권청탁도 기업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별달리 관리비가 들지 않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옥외광고판 운영권이 대표적 사례다.
워크아웃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월평균 3천만원 가량 나오는 폐자재의 처리권을 넘겨달라는 정치권 인사의 압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차원에서 원칙적으로는 공감하지만 아직까지 반강제적인 기부 요청이 많다"며 "기업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정부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