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와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섹스심벌'이다. 두 배우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 이야기를 각색한 에로틱 스릴러 '오리지날 씬(원죄)'을 통해 다시 한번 섹스심벌로서의 승부수를 던졌다. 이 작품은 사랑의 덫에 걸린 남자 루이스(반데라스)와 그 남자를 이용하는 악녀 줄리아(졸리)를 주요배역으로 설정했다. 18세기 쿠바의 부유한 커피상인 루이스는 편지를 통해 미국 여인 줄리아와 결혼한다. 신혼의 단꿈은 곧 끝난다. 줄리아가 루이스의 돈을 인출해 달아났던 것이다. 루이스는 그녀에게 "주고 또 주고 싶은" 사랑을 느꼈지만 줄리아는 "받고 또 받으려는" 욕정만 있었다. 행복한 결혼이란 행복한 죽음처럼 모순된 말이었다. 루이스는 그녀를 찾아 나선다. 줄리아의 비밀이 조금씩 밝혀지고 루이스는 조금씩 범죄의 유혹에 빠진다. 마침내 루이스는 줄리아를 찾지만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커피무역이란 양지에서 추방되고 야바위꾼이란 음지를 거니는 삶으로 전락하고 만다.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최초의 인간들과 다르지 않다. "오리지날 씬"은 숱한 원죄 드라마의 계보를 잇고 있지만 두 배우의 모험이 기존 작품들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미국 흥행에 실패했다. 두 배우의 대사는 상투적이다. 졸리의 가슴과 입술이 거듭 클로즈 업되고 욕실과 침실에서 정사신이 반복되지만 그것만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붙들지는 못한다. 마이클 크리스토퍼 감독. 12일 개봉.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