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은 고독이 아니라 행복찾기 .. '아멜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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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아멜리에"는 예술성과 흥행성을 함께 갖춘 화제작이다.
프랑스에서 관객 8백만명을 동원했고 체코 카를로비바리 영화제 대상(7월),캐나다 토론토영화제 관객상(9월)을 잇따라 수상했다.
지난7월 부천 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됐을 때 관객들은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기발한 상상을 속도감있게 전개한 로맨틱코미디에 관객들이 매료됐다.
이 작품은 다분히 초현실적인 감각으로 파리시민들의 고독과 희망을 실감나게 그렸다.
관객들은 현실과 환상이 교묘하게 직조된 화면에서 이 시대 소녀들의 꿈을 엿보게 된다.
"자기만의 방"에 갖혀 지내던 수줍은 처녀 아멜리에가 주변사람들에게 행복을 은밀하게 전해주고 자신의 행복도 쟁취하는게 줄거리다.
아멜리에의 탄생과 성장기,파리생활,구애작전 등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성장기는 고독에 초점을 뒀다.
어린 아멜리에의 가슴이 "콩콩" 뛰자 아버지는 심장병에 걸린 것으로 오해해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노트르담 성당 지붕에서 투신한 관광객에 깔려 어머니는 숨지고,유일한 친구인 금붕어마저 자살소동끝에 곁을 떠난다.
처녀로 성장해 파리에서 여급으로 일하면서도 곡식 자루에 손넣기,물수제비 뜨기,숟가락으로 파이껍질 터뜨리기,이 순간 몇쌍이나 오르가슴을 느끼고 있을까 상상하기 등으로 소일한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추억의 상자"를 주인에게 돌려주면서 인생은 급반전한다.
주인의 기쁨을 보면서 아멜리에는 남에게 행복을 주기로 작정한다.
외로운 담배가게 여주인과 카페 단골손님을 맺어지도록 인도하고 점원을 학대하는 야채배달상에겐 기발한 방법으로 응징한다.
그리고 애인 니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숨바꼭질"을 시작한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고독의 성에서 탈출해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순간 행복에 바짝 다가선다.
마음먹기에 따라 꿈이 현실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주네 감독은 이런 메시지를 실재와 환상을 결합시킨 샷으로 보여줌으로써 형식과 내용의 일치를 시도한다.
사진속에서 말다툼하는 네 얼굴,애인 앞에서 빛을 내며 두근거리는 심장,물처럼 녹아내리며 사라지는 얼굴 등이 그것이다.
실재와 환상은 "불이(不二)"이며 현실에 공존한다는게 감독의 시각이다.
타이틀 롤을 맡은 오드리 토투는 99년 "비너스 보떼"로 세자르상을 받은 프랑스영화계의 신데렐라.이 작품에서 장난기와 천진함이 가득한 캐릭터를 창조했다.
"증오"와 "크림슨 리버"의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은 상대역 니노로 출연했다.
"델리카트슨"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에일리언4" 등에서 가상의 공간을 창조했던 주네 감독은 이 작품에서 꿈이 있는 현실공간을 구축했다.
그 공간은 "델리카트슨"에서의 그것보다 한층 밝고 부드럽다.
19일 개봉.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