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업그레이드] 전문가 8人의 '저금리시대 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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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에 재테크 왕도(王道)는 없다. 무리하지 말고 기본을 지키는 원칙투자만이 내 돈을 불려줄 뿐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이 말하는 '초저금리 시대의 재테크법'의 요체는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고수익의 환상에서 과감히 벗어나 절세상품을 중심으로 은행 투신 등의 안전한 상품들에 적절히 분산투자하는 것만이 최선의 요령이란 얘기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벌어지는 등 안팎의 상황을 감안할 때 전문가들은 적어도 내년까지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안전한 상품에 돈을 넣어두고 때를 기다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도 좀더 여유를 갖고 지켜보라는 조언이 많다.
은행 투신 종금 등에서 고객들에게 직접 재테크 상담을 해주는 8명의 전문가들에게 초저금리 시대에 어떻게 돈을 굴려야 할지를 물어봤다.
서춘수 < 조흥은행 팀장 >
전문선 < 신한은행 팀장 >
김성엽 < 하나은행 팀장 >
김인응 < 한빛은행 팀장 >
권이재 < 대한투신 컨설턴트 >
이성조 < 한국투신 PB센터장 >
오세흠 < 현대투신 팀장 >
이창원 < 동양현대종금 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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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포인트는 절세' =8명의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초저금리 시대 재테크 포인트는 역시 절세(節稅)였다.
이자소득세(16.5%)를 떼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이자가 마이너스에 진입한 만큼 세금을 적게 내거나 면제 받을 수 있는 예금에 최우선적으로 가입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이자소득세 등을 감면받을 수 있는 상품은 세후 수익률이 보통 상품에 비해 1%포인트 정도 높기 때문에 결코 놓쳐서는 안된다.
따라서 기존에 들어 두었던 생계형저축 등 비과세예금엔 한도까지 최대한 불입하라는게 전문가들의 공동된 의견.
특히 금융소득이 연 4천만원이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절세상품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세금우대저축의 경우 올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분리과세되기 때문에 적극 활용할 가치가 있다.
또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주식저축 개인연금 장기주택마련저축 등의 예금상품도 우선적으로 가입하는게 긴요하다.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은 1인당 3천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근로자주식저축이 현재로선 유일하다.
이 상품에 1년이상 가입하고 가입금액의 3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면 연말정산때 가입액의 5.5%를 세액공제 받는다.
전문가들은 또 만기가 긴 상품보다는 짧은 예금 위주로 돈을 굴려야 한다고 한결같이 밝히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엔 마땅한 투자대상이 나올 때까지 유동성을 확보하는게 현명한 재테크 전략이라는 것.
더구나 지금은 만기 3개월짜리와 1년짜리 간의 금리차가 거의 사라졌다.
때문에 금리도 높지 않은 1년이상 장기 예금에 돈을 묶어두기 보다는 단기 상품으로 돈을 굴리는게 유리한 측면이 많아졌다.
특히 주식투자를 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상품에 돈을 넣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단기 특판정기예금이나 MMDA(시장금리형 수시입출금식 예금),투신사의 MMF(머니마켓펀드) 등을 추천하고 있다.
돈의 목적과 용도에 따라 장기와 단기, 은행과 제2금융권 등으로 분산 예치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중 하나다.
'달걀을 한 곳에 담지 말라'는 투자격언이 있듯이 초저금리 시기엔 자산을 적정하게 분산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돈의 용도에 따라 수시로 찾아 써야 하는 생활자금은 은행의 MMDA나 투신사의 MMF에,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의 여유가 있는 돈은 단기금전신탁이나 신용금고 정기예금, 신협 예탁금 등으로 운용하면 좋다.
1년정도 쓰지 않을 돈이라면 은행의 세금우대 정기예금에 넣어두고, 1년이상 굴릴 돈이라면 근로자주식저축이나 주식 채권에 간접투자하는 상품에 예치해도 괜찮다.
이밖에 특정 은행을 정해 놓고 지속적으로 거래하고, 금리 우대혜택을 얻을 수 있는 인터넷 뱅킹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도 전문가들이 빼놓지 않는 재테크 지혜다.
저금리는 상당기간 지속 =전문가들은 지금의 저금리가 두자릿수의 고금리로 반전될 가능성은 당분간 거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과거의 고금리 환상은 빨리 지워버리는게 속 편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이기 때문에 당분간 지금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다"(서춘수 팀장)
"소비심리와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얼어붙어 있기 때문에 정부도 저금리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전문선 팀장)
"금리의 반등은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1~2년 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김성엽 팀장)
설령 금리가 상승세로 반전된다고 하더라도 정기예금 금리가 두자릿수로 올라?공산은 없다는게 이들의 일치된 견해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 자체가 4~5%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고도 성장기의 고금리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저금리 시대의 재테크법을 이젠 완전히 몸에 익혀야 한다는 뜻이다.
연말 주가는 잘해야 550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증시 역시 내년 이후에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펀더멘털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오를리 없다는 지적이다.
연말 주가는 550 안팎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주가는 당분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금년말 주가지수는 450~550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권이재 센터장)
"연말 주가는 최고 550선이 될 것으로 본다. 금년중 일시적인 반등도 가능하겠지만 본격적인 상승 국면은 경기가 저점을 지난 뒤에야 나타날 것이다"(오세흠 팀장)
한편 올 연말 주가전망에 대해선 조흥은행 서춘수 팀장이 비교적 낙관적으로 봐 600선까지 예상한 반면 동양현대종금 이창원 부장은 "한국 증시의 안정적인 궤도 진입여부는 내년쯤 가서야 알 수 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