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을 미국의 IT(정보통신)경기부진 탓으로 돌리지만 실제 문제는 한국상품의 경쟁력 저하와 경기에 민감한 상품 위주로 이뤄진 수출구조에 있다"(LG경제연구원 김기승 연구위원)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수출총액은 1천1백14억3천5백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0%가 줄었다.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경기의 침체,특히 IT경기의 악화다. 하지만 미국의 올 상반기 전체 수입규모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0.6%가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반드시 수출부진을 미국탓으로 돌릴 수 만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연구결과 발표를 통해 만약 한국제품의 시장점유율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대미수출액은 오히려 1억1천만달러가 증가해야했다고 지적했다. 수출이 감소한 주된 원인은 국내상품이 제1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최근의 수출부진을 극복할 대책으로 수출시장 다변화 및 수출상품 구조 개선이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21세기 거대 시장으로 떠오를 중국을 비롯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제3시장의 개척에 정부와 기업이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존 시장을 고수하는 한편 이들 제3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한 다각적인 전략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들 제3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수출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중남미 지역에 대한 수출은 8.4%가 늘었다. 아프리카 지역은 무려 절반이 넘는 50.8%가 증가했다. 중국도 같은 기간 1백21억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2.3%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에서의 호조에도 불구,북미와 유럽지역 수출이 각각 13%와 14.3%가 줄면서 다른 지역의 수출증가세를 고스란히 까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출한국의 입지는 이들 제3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고 공략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