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 한동대 경영경제학부 교수 > 우리 언론은 시장경제 발전을 북돋우고 주도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경제에 부정적인 관점을 보일 때가 많으며 일관성도 부족하다. 언론이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하려면 시장경제의 기본철학과 작동원리,그 성과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신뢰를 가져야 한다. 시장의 자율적 조절기능을 신뢰하는 한편 정부의 시장논리에 대해서도 정확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 정부와 시장은 현실적으로 모두 불완전하다. 문제는 선택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실패는 시장 실패와 달리 자율치유 능력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의 시장 개입은 시장의 자율치유 기능마저 정지시킨다. 따라서 언론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지지하는 대신 오히려 견제하고 감시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언론은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일 안하고 높은 임금만 요구하는 근로자' '과소비하는 소비자' '재벌 등 기업(인)들의 탐욕성'에 비판의 날을 세우곤 한다. 하지만 시장의 성공은 조화에 달려 있다. 개인의 특성이 서로 다른 것과 개별 경제주체들의 선택과 행동이 합리적이라는 전제를 인정해야 한다. 또 다양한 선택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대중의 이해를 돕고 정부의 정책 결정에 지침을 제시하는 일이 언론의 역할일 것이다. 언론은 그 지대한 영향력을 조화로운 시장 발전을 위해 집중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