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 역사 고발한 '중남미 솔제니친' .. 올 노벨문학상 수상 네이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스웨덴 한림원은 11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중남미의 솔제니친"으로 불리는 작가 V.S.네이폴을 선정했다.
중남미 트리니다드 토바고 태생인 그는 영국에 뿌리를 내리고 영어로 글을 썼지만 제3세계의 감수성을 지켜왔다.
50년가까이 작품생활을 하며 펴낸 20권여권의 소설,역사서,기행문들은 서구 제국주의가 식민지에 남긴 상처를 고발하고 있다.
그는 1950년 영국으로 이주해 옥스퍼드대에 장학생으로 들어가면서 창작을 본격화했다.
같은해 소설을 썼지만 출판사로부터 출간을 거절당했다.
대학 졸업 직후인 54~56년 BBC방송에서 프리랜서작가로 근무하면서 유색인차별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 때의 경험은 첫 소설 "미겔 스트리트"에 녹아 있다.
이 소설은 트리니다드에 거주하는 개성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세계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1955년 부인 패트리샤를 만나 결혼했으나 결혼 이후에도 상당기간 방탕한 생활을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패트리샤가 1996년 사망하자 그 해 곧바로 나디라 한눔 알비라는 여자와 재혼했으며 자녀는 두지 않았다.
그의 작품들은 식민지지배를 막 벗어난 제3세계의 상흔들을 집요하게 들춰내고 있다.
"비스워스씨를 위한 집"은 유색인 아버지의 곡절 많은 삶을 묘사했다.
"미미맨""프리스테이트""게릴라들" 등은 세계대전후 선진국들과 제3세계의 갑작스런 만남,그로 인한 충격과 폭력,타락상에 대해 다양한 성찰을 보여준다.
자전소설인 "도착의 수수께끼"는 작가로 성공하기위해 그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다루고 있다.
이 소설에는 고대 어느 낯선 항구에 막 도착한 사람이 자신이 타고 온 배가 떠나가 버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그려진다.
식민지인으로 영국에 정착해 살고있는 그 자신과 비슷한 상황이다.
"세계속의 길"은 포스트식민지의 트리니다드 사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런 내용은 사실적인 문체로 역사적 인물과 허구인물을 교묘하게 혼합하는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다.
그는 소설 "자유국가에서"로 지난 71년 영국 최고권위의 부커상을 수상했다.
90년에는 엘리자베스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를 받았으나 그 직함을 사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자존심이 강한 인물이다.
메이폴은 소심하고 예측불가능하며 지체되거나 지루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출판사가 자신을 인도작가 계열에 올려놓은 것을 알고 즉각 그 출판사와 계약을 파기하기도 했다.
지금 사는 곳은 거석기념물인 스톤헨지가 있는 월셔주의 한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그는 올들어서도 신작소설 "절반의 인생"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세계속의 길""자유국가에서""흉내""미겔 스트리트"등이 번역출간됐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
[ 네이폴 연보 ]
△1932 서인도 제도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생
△1950 영국으로 이주,옥스퍼드대에서 영문학 전공
△1955 부인 패트리샤와 결혼(96년 사망)
△1959 첫소설 '미겔 스트리트'발표
△1961 '비스워스씨를 위한 집' 발표.카리브연안 남미 아프리카 이란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미국 등지 여행
△1971 소설 '자유국가에서'로 영국 최고권위의 부커상 수상
△1981 논픽션 '신자들 사이에서-이슬람여행'발표
△1987 자전소설 '도착의 수수께끼' 발표
△1990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 받음
△1994 소설 '세계속의 길' 발표
△1996 나디라 한눔 알비라와 재혼
△1999 논픽션 '아버지와 아들 사이' 발표
△2001 신작소설 '절반의 인생'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