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테러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테러 직전인 지난달 11일 지수(540.57)에는 못 미치지만 510선을 회복했다. 연초 이후 테러 전까지 490∼630선의 박스권을 오르락내리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달만에 이전 박스권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테러 이후 단기 급락했던 국내 증시가 한달만에 '제자리'를 찾은 것은 테러와 보복공격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융시장에 큰 불안이나 동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증시가 단기간에 회복세를 보인 점도 국내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안정시켜 수급상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테러 직후인 지난달 12일부터 12일 현재까지 21일(거래일 기준)동안 11일은 순매도하고 10일은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1천8백억원 어치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테러 이후 한달간 전체 매수·매도금액이 처음으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1천1백억원 가량이다. 업종과 종목별로도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전반적으로 경기방어 성격이 강한 내수 관련주가 '선전'한 가운데 IT(정보기술)업종 중에서도 탄탄한 내수 기반을 가진 통신주가 상승하고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수출주들은 급락한 뒤 낙폭을 만회하지 못하는 등 주가 차별화 현상이 벌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SK텔레콤은 지난달 11일 20만7천원에서 이날 22만7천원으로 9.66%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는 22.69%나 뛰어 올랐다. 담배인삼공사 삼성화재 신세계 S-Oil 태평양 롯데제과 농심 등도 테러 이후 한달간 주가가 상승한 종목들이다. 업종과 종목별 주가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것도 특징이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 삼성전기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등은 여전히 테러 충격으로 인한 낙폭을 만회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 종목에는 최근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지만 여전히 테러의 최대 피해주로 분류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