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몇살인가] 삼성전자.LG전자 46세 '동갑내기'..기업나이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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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서 이기려면 젊은 패기가 중요할까 아니면 노련함이 관건일까.
이상적인 것은 두가지가 어우러져 시너지를 발휘할 때이다.
특히 경영자의 연령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 경쟁사보다 지나치게 빨리 나이를 먹고 있다면 매출액증가 속도가 더디고 신규 설비투자가 적다는 것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일 만 하다.
지난해 기업연령 조사에서는 같은 업종이라도 젊음을 유지한 회사가 있는 반면 조로(早老)가 찾아온 기업도 발견됐다.
경쟁자가 나이를 먹고 있는 사이 회춘한 경우도 있었다.
경쟁관계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경우 현대차는 51.25살에서 40.29살로 회춘했고 기아차는 38.03살에서 41.54살로 3살 더 먹었다.
현대차는 경영자 평균연령이 52세에서 55.5세로 높아졌지만 설비연령을 0.781에서 0.288로 끌어내렸고 매출액증가율도 14.62에서 31.03으로 높였다.
기아차의 경우 경영자 평균연령이 53세에서 57.7세로 높아진 가운데 설비연령을 젊게하고 매출액증가율을 높인 것은 현대차와 비슷하지만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나이를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업종에서는 삼성전자보다 LG전자의 기업연령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 결과적으로는 46세 동갑이 됐다.
96년 조사 땐 LG전자가 38.51살로 41.2살인 삼성전자보다 젊었었다.
둘다 경영자평균 연령은 52세에서 55세로 똑같이 늘었지만 매출액증가율에서 LG전자 쪽이 상대적으로 더뎠다.
제과업종에서는 롯데제과의 기업연령이 96년 조사때 48.05살에서 지난해엔 65.02살로 뛰었다.
4년만에 17살을 먹고 환갑을 훌쩍 넘긴 셈이다.
주요 원인은 매출액 증가율이 2.53에 머물러 4년 전의 8.8에서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동양제과도 매출액증가율이 8.53에서 3.33으로 떨어졌으나 경영자평균연령과 설비연령을 조금씩 줄여 39.90살에서 45.72살로 5살을 보태는데 그쳤다.
맥주업계에서는 하이트가 4년새 17살이나 늙은 반면 두산은 30대를 유지했다.
96년까지만 해도 하이트는 33.95살로 두산보다 다섯살 이상 젊었다.
그러나 하이트는 지난해 조사에서 51.65살이 됐고 두산은 39.99살이었다.
하이트의 경우 경영자평균연령이 53세에서 65세로 늘어나고 설비연령도 높아진데 반해 매출액증가율은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두산도 경영자평균연령이 50세에서 56.8세로 높아졌지만 설비연령을 절반으로 낮춘데다 매출증가율이 -10.08에서 39.32로 뛰어올라 젊음을 유지했다.
4년새 가장 노쇠한 건설업종에서도 특히 현대산업개발의 조로현상이 두드러졌다.
현대산업개발은 4년 전 39.84살에서 63.30살이 돼 무려 23.46살을 더 먹었다.
매출액증가율이 일제히 급락해 LG건설이 1살,삼성물산이 9살,동부건설이 13살,대림산업이 15살을 보탠 가운데서도 이들은 설비연령을 모두 낮춘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설비연령도 소폭 늘어났다.
경영자평균나이는 96년 일제히 52세에서 조금씩 늘어나 평균 55살이 넘었다.
1차금속군에서는 포항제철과 한국철강이 각각 9살,3살을 더 먹었고 인천제철 동국제강 동부제강은 회춘했다.
이중 10년 가까이 시간을 거슬러 젊어진 동국제강은 설비연령이 0.697에서 0.107로 낮아진 것이 주효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