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3일 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과 집권탈레반의 거점지역인 칸다하르, 서북부 헤라트 등에 야간 공습을 재개했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인 거주지역을 오폭했다고 미 국방부가 시인했다. 아프간이슬람통신(AIP)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카불 시내와 공항을 중심으로 이날오후 7시 30분(현지시간)부터 10여 발의 강력한 폭발음이 잇따라 들렸으며, 대공포가 응사했다. 카불시의 한 주민은 "폭탄 한 발이 시내 중심에 떨어진 것 같다. 나머지 폭발은공항 인근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AIP는 칸다하르 동북부 지역의 탈레반 군사기지에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으며,일부 민간인 거주지역에도 미사일 몇 발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통신은 동부 잘랄라바드의 군사 기지를 대상으로 한 공습에서도 민간인 사상이우려된다고 우려하고 북동쪽 퀴실라 자디드 군사기지도 공습을 받는가 하면 헤라트에는 3시간에 걸쳐 최소한 수 발의 폭탄이 투하됐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공습 후 성명을 통해 카불 공항에 있는 군 헬기를 타격 대상으로 발사한 폭탄 한 발이 목표물을 약 1.6㎞ 벗어나 민간인 거주지에 떨어졌다고 발표하고 유감을 표시했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전폭기인 F/A-18 호넷이 무게 900㎏짜리 유도폭탄을 공항 인근 민간인 주거지역에 잘못 투하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조지W.부시 대통령에게 오폭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폭된 폭탄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목표물을 찾아가는 JDAM 유도탄으로누군가 실수로 애초 목표물인 카불 공항의 헬기 좌표를 잘못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이번 오폭으로 카불 공항 남쪽 콸라 미르 아바스 마을에서 민간인 4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보도들이 전하고 있으나 자세하게 확인할 길은 없다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압둘 잘람 자이프 파키스탄 주재 아프간 대사는 간밤에 카불시내 7개 가옥이 폭격당했다면서, "미국이 모든 장소를 공격하고 있다. 미국인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측은 미군의 이번 오폭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으로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4일 아프간 공습이 7일째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테러리스트들과 탈레반이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이라고 말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미연방수사국(FBI)의 추가 테러 경고와 관련, "많은 미국인들의 심정이 불안하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매우 강력한 예방조치를 취하고있으며 경계태세에 들어가 있다"고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카불 워싱턴 AFP AP=연합뉴스)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