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증시가 미국의 동시다발적인 테러 발생 1개월만에 테러 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도쿄 증시는 이달 초까지만해도 닛케이평균주가가 1만엔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11,12일 양일간 힘찬 상승세를 보이며 테러 전 주가 수준을 넘어섰다. 테러 발생 전인 9월 11일 1만2백92.95엔에 폐장됐던 닛케이주가는 9월 17일 연중 최저치인 9천5백4.41엔까지 밀리며 지난 84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닛케이주가는 11일 1만3백47.1엔,12일 1만6백32.35엔까지 상승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도쿄 증시의 분위기 호전은 지수 산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하이테크업종 주식들의 가격 상승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이테크업종 주식은 미국 나스닥 시장의 안정 회복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투자대상으로 다시 주목을 끌었다. 일본 금융청이 은행들에 대한 특별검사를 앞당기겠다고 밝힌 것도 투자 분위기를 살린 플러스로 작용했다. 은행주식들은 불량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시지 않으면서 가격이 속락,지난 주초만 해도 연중 최저가를 경신하는 종목들이 적지 않았다. 분석가들은 특별검사를 앞당긴다는 금융청의 방침을 불량채권 처리를 서둘러 시장불안을 잠재우겠다는 의지로 보고 있다. 주가가 테러전 수준으로 돌아갔지만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추가 상승을 점치기에 너무 악재가 많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미국 경기후퇴와 소비위축으로 하락기조가 불가피한 최근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주가회복은 비상 경제대책 등에 힘입은 일시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진단이다. 이들은 미국의 탄저병 사태가 또 다른 대형 악재가 될지 모른다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T(정보기술) 불황에 발목이 잡힌 하이테크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심할 경우 주가는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