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해외매각을 비롯한 철저한 자구노력이 채권단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 채무조정안 이 최근 확정되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쌍용양회.지난 98년 초부터 쌍용양회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던 조흥은행 위성복 행장은 철저한 자구이행이 있었기에 채권단의 지원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양회 해법'의 비결을 '철저한 자구이행,확실한 외자유치,주요 채권금융사의 솔선 지원' 등 3가지로 요약했다. 쌍용양회 부실은 지난 97년 말 쌍용자동차를 대우자동차에 팔 때 1조7천억원의 쌍용차 부채를 떠안으면서부터 야기됐다. 위 행장은 당시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새 모델을 정립한다는 의지로 해법을 마련했다. 위 행장이 꼽는 해법의 첫번째 포인트는 회사측의 철저한 자구이행. 지난 98년 초 자금난에 봉착하자 쌍용양회는 조흥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팔 수 있는 자산을 모두 매각하겠다는 자구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정유 증권 중공업 등 계열사와 보유 부동산을 팔아 3조3천억원을 조달했다. 알짜회사인 쌍용정보통신도 조만간 매각할 예정이다. 문제가 풀릴 수 있었던 또 하나의 계기는 외자유치 성공이다. 작년 10월 일본 태평양시멘트로부터 3천6백48억원을 유치한 데 이어 올 4월에도 3천억원을 추가로 끌어들였다. 이같은 자구노력과 외자유치는 채권단이 지원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됐다. 채권단 지원도 다른 케이스와는 달랐다. 대개 모든 채권금융사가 채권 비율대로 지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때문에 채권금융사간 합의가 어렵고 그러다보면 때를 놓쳐 부실이 더 커지는 경우가 적지않았다. 하지만 쌍용양회는 조흥 산업은행과 예금보험공사 서울보증보험 등 4대 채권금융사가 '총대'를 멨다. 출자전환과 신규 지원엔 이들만 참여했다. 이는 50여개의 나머지 채권금융사들을 차입금 상환유예나 이자감면 등에 기꺼이 동참시키는 계기가 됐다. 채권단은 지난 5일 1조7천억원의 출자전환과 2천억원의 신규지원 등 정상화 방안을 확정했다. 쌍용양회는 경영여건도 좋아지고 있다. 시멘트 출하량이 하루 3만5천t으로 늘었다. 위 행장은 "하이닉스반도체 등 다른 기업의 구조조정에도 쌍용양회 케이스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4천5백억원의 적자를 낼 쌍용양회는 오는 2004년 34억원의 순익을 내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채권단은 전망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