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의 초점은 최근의 하락 조정이 언제 바닥을 보느냐는 문제와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얼마나 지속되느지 여부다. ◆ 하락 조정의 골 측정 = 지난주 하락 조정을 거듭해온 환율이 추석 연휴 이전의 불안감에 의한 과도한 상승갭을 메꾸며 3주만에 1,200원대로 진입했다. 또 테러사태 직전인 9월 11일 기록했던 1,295.80원에 근접하고 있으며 지난 4일 이후에는 엿새째 하락세를 보이며 13.80원이 빠졌다. 표면적으로는 테러사태 이전으로 복귀한 셈. 시장 참가자들은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스타트를 끊을 준비를 하면서 일단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환율 내부에서 일어난 그간의 변화를 고려하면 변수들의 새로운 조합과 방정식을 짜여한다는 견해다. 일단 이번주 환율의 하락 조정이 어느 선까지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다. 대부분 지난주와 같은 국내외 증시의 강세와 외국인 주식순매수세라면 충분히 1,290원까지 다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역외세력의 매도세까지 가세했던 터라 상승모멘텀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이주호 HSBC부장은 "일단 아래쪽으로 바라보되 깊은 하락조정의 끝이 1,290원이냐 1,295원이냐에 따라 추가 조정의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바닥 확인의 과정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승모 NAB과장도 "그동안 테러사태로 인한 펀더멘털 불안감이 야기한 과매입상태에서 원위치를 찾는 과정"이라며 "그동안 쌓인 물량이 지속적으로 출회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6일 연속 하락한 탓에 위로 가도 조정폭을 높게 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국제정세를 비롯한 대외변수의 변화 가능성과 기술적 반등을 꾀할 수 있을 만한 시점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박시완 한빛은행대리는 "펀더멘털상 1,300원 아래는 찜찜하다"며 "1,300원 아래로 가니까 결제수요가 자주 띠는데다 모멘텀만 주어지면 또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주목' = 테러사태 이후 원화의 체질이 바뀌었다. 올해 달러화에 대한 원화 움직임에 가장 강력한 변수로서 작용하던 엔화에 대한 동조현상이 말끔히 씻긴 채 뉴욕 증시나 달러화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주 달러/엔 환율은 주초 119엔대에서 주후반 121엔대로 상승궤도를 그렸으나 달러/원은 줄곧 미끄럼치며 3주만에 1,200원대로 진입, 1299.30원에 마감했다. 이같은 하락 곡선은 국내외 증시의 상승 가도나 외국인의 주식순매수 랠리가 유도했다. 환율이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에 이끌리고 있음은 최근 확연해졌다. 지난달 17∼24일까지 외국인이 적극적인 순매도에 나서는 동안 환율은 1,296.30원에서 1,307.20원까지 올랐으며 본격적인 순매수랠리가 시동은 건 지난 4∼12일까지는 1,309.60원에서 1,299.90원으로 뚝 떨어졌다. 추석직후 연휴기간의 상승요인을 안고 4일 1,313.10원을 기록한 외에는 줄곧 내림세였다. 지난달 28일부터 여드레동안 지속된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에 의한 달러 공급 요인은 덩달아 보유물량을 처분하려는 시도로 이어졌다. 이같은 물량 부담의 축적은 시장에 완연해있던 달러매수(롱)마인드를 충분히 희석시켰다. 지난주 목, 금요일의 주식순매수자금이 각각 1,799억원, 2,239억원에 달함으로써 이번주 초 달러공급 요인은 이미 확보돼 환율의 추가 하락을 자극할 것은 틀림없다. 달러/엔 환율은 123엔대 정도로 급등하지 않는 이상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윤종원 ABN암로차장은 "증시나 순매수가 계속 좋아진다면 달러매도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며 "달러/엔 연결고리가 멀어지는 기회가 확연히 주어지면 주식에 신경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장욱 조흥은행계장은 "달러/엔의 급등락 분위기는 없다"며 "달러/엔에 연연하지 않고 엔-원 비율이 좀 더 떨어져도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주 뉴욕 증시가 실적발표철로 접어드는데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에 대해 뚜렷하게 드러나는 바가 없다는 점이 환율의 하락속도를 제한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 조영석 하나은행팀장은 "외국인의 주식순매수가 내내 이어진다면 1,290대 초반까지 예상할 수 있으나 지난주 말 연 이틀 걸친 대량 매수이후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차익실현"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