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의 반(反)탈레반 세력인 북부동맹이 수도 카불로 진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에 탈레반 최전선에 대한 공격을 유보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압둘 사타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14일 밝혔다. 사타르 장관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미 A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부동맹이 카불을 장악하는 일이 없도록 미국측에게 탈레반에 대한 공세를 자제해줄 것을요청한 바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고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사타르 장관은 "파키스탄이 북부동맹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향후 아프간 정부는 다양한 민족 공동체가 고루 대표로 참여,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수 민족으로 구성된 북부동맹이 카불을 장악하게 될 경우 이미 폭발직전에 이른 아프간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타르 장관은 이어 아프간의 과도 정부의 바람직한 지도자로 지난 1973년 축출된 모하마드 자헤르 샤 전(前)아프간 국왕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한편으로는 탈레반 정권 축출 이후 필요할 경우 유엔군의 지원을 받은 잠정적인 통일정부를 구성하되, 여기에는 탈레반의 일부 인사도 포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타르 장관은 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추종세력이 아프간에 미치고 있는영향력과 탈레반이 빈 라덴 인도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을 지칭, "불법을 저지른 몇몇 외국인에게 자신들의 정책을 담보, 아프간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세력은 아프간의 미래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