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영업시간 파괴형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이란 기존의 룰을 과감히 깨는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외환은행은 일선 점포에서 '3백65일 24시간' 영업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16일부터 인천국제공항 지점을 연중무휴 점포로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인천국제공항 지점에선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환전뿐 아니라 예금과 대출 외화송금 등 모든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 점포는 이전에도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문을 열었지만 정상영업시간(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 이외엔 환전밖에 할 수 없었다. 또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입금과 출금도 오후 10시까지만 가능했다. 외환은행은 인천국제공항 지점에 이어 서울 동대문이나 남대문시장 주변 점포의 영업시간도 시장 이용객이나 상인들을 위해 심야시간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국민.신한.한미은행 등도 심야영업을 하는 점포를 가동 중이다. 경기도 일산의 이마트와 까르푸 등 할인점에 들어가 있는 한미은행 점포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 오후 9시까지 문을 여는 '나이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 동대문지점은 밤새 장사를 한 뒤 새벽에 돈을 입금하는 상인들을 위해 오전 6시부터 문을 연다. 국민은행 퇴계로지점도 정상 영업시간보다 1시간30분 빠른 아침 8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은행 관계자는 "점포 특성에 따라 은행들이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늘리는 것은 주요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은행을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심야시간대에 은행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영업시간 파괴점포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