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중심으로 홍릉.월계지역에 형성된 홍릉벤처밸리가 출범한 지 어느덧 10개월가량 됐다. 그 동안 두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해 60여개 기업이 입주했고 1백억원 규모의 홍릉벤처밸리투자조합도 만들어졌다. "서울강북의 벤처메카"로 우뚝 서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크게 내딛고 있는 것이다. 홍릉벤처밸리 사업을 전담해 추진하고 있는 한국기술벤처재단의 김용환 사무총장(KIST 한러과학기술협력센터소장.경제학 박사)은 "입주기업들이 뜨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며 흐뭇해 했다. 입주기업중 코네마ENG는 지난 9월부터 포철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월 10억원 가량의 매출을 고정적으로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기술벤처재단으로부터 기술자문을 받음으로써 "한 단계 도약"하는게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또 키토산을 이용해 조직을 배양.재생하는 리젠바이오텍은 산은캐피탈에서 20억원,감마선검색장비업체인 "나노 앤 기가"는 기은캐피탈과 한빛은행으로 1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바이로박터는 자체 개발한 유산균 사료 첨가제를 세계 최대 사료업체인 퓨리나에 독점 공급키로 하고 한국 자회사인 퓨리나코리아측과 계약을 체결,최근 납품을 시작했다. 바이로박터는 경기도에 공장 신축도 추진하는 등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외에 누리셀 덴키스트 레이저옵텍 등의 기업은 적게는 5억원,많게는 10억원 가량 투자받기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노드시스템 테크로스 강림퓨얼테크 등도 벤처캐피털들과 투자유치건을 막바지 협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19개 기업에 대해서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예상과 현재 벤처경영 여건을 감안할 때 입주기업들이 기대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입주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기술자문 재무자문 경영자문등)를 맞춤형으로 제공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입주를 하면 무조건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아니라 기업의 경영성과와 기술성숙 단계에 맞춰 서비스를 해준다는 것이다. 한국기술벤처재단은 연내에 60~70여개 벤처기업을 더 입주시킬 방침이다. 이를위해 1백억원을 들여 성수동에 4천여평의 빌딩도 임대하기로 했다. KIST내엔 더이상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메이저벤처캐피털과 투자클럽을 창설해,클럽이 수시로 투자할 수 있는 채널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초엔 투자조합 2호도 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홍릉벤처밸리가 "천국"인 것은 아니다. 한국기술벤처재단은 입중기업중 1년내에 성과를 못하는 업체에 대해선 과감히 퇴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김 사무총장은 "다른 기업들에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잘라 말했다. 내년초엔 몇개 기업이 퇴출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기업에겐 당근을,싹수가 보이지 않는 기업엔 과감히 채찍을 들겠다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홍릉밸리의 입주기업들은 밤새 불을 밝히며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