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이 자신의 퇴임이 임박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내용의 문건을 배포해 주목된다. 이 청장은 16일 56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전국의 10만 경찰관에게 배포한 '경찰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소책자에서 "여러분에게 경찰 제복을 입고는 아무래도 마지막이 될 것 같은 '경찰의 날'(21일)을 맞아 몇가지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또 "지난 한시대를 마감하고 새천년을 맞는 역사적인 순간에 경찰청장이 되어 30년을 준비해온 보따리를 풀어 여러분과 함께 정말 여한없이 개혁의 고통과 희열을 맛본 대단히 행복한 경찰관"이라고 자신을 표현한 뒤 "경찰제복을 벗은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다 들른 파출소에서 직원들이 반갑게 물 한잔을 건네면서 `개혁 청장님'이라고 불러준다면 그보다 더한 영광이 없겠다"고 했다. 이는 이 청장이 퇴임시기를 못박지는 않았지만 그가 최근 취임 2주년을 앞두고"후배들을 위해 인사숨통을 트이게 해야한다. 30년 경찰 `한(恨)'을 다풀었다"는 등의 말을 한 것과 연관돼 다음달 퇴임설을 기정사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있다. 더욱이 그가 배포한 책자는 31페이지 분량으로 경찰총수가 경찰의 날을 맞아 작성한 치사로 보기에는 이례적으로 긴데다 책자 후반부의 내용은 경찰개혁을 지속해달라는 당부의 내용들이어서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청장은 책자에서 후배 경찰관들에게 ▲개혁의 자세를 변함없이 견지할 것 ▲국가.사회의 안녕을 생각하고 국민을 하늘같이 섬기는 마음자세를 갖출 것 ▲ 경찰을 천직으로 알고 명예롭게 생각할 것 ▲사랑하고 화합하는 경찰이 될 것등을 당부했다. 경찰개혁의 성과로는 박봉및 격무 해소, 집회 시위문화의 개선,장비 현대화, 봉사하는 경찰상 정립 등을 꼽았다. 그러나 경찰 일각에서는 책자에서 사용된 "마지막이 될 것 같은"이라는 용어가확실하게 퇴임을 의미하지 않는데다 경찰총수 인사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결정사항이라는 점에서 예단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없지않다. 경찰 안팎에서는 오는 11월15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이 청장이 퇴임을 암시하는발언에 이어 경찰의 날 기념 책자까지 배포함에 따라 그의 퇴임시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