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사태와 보복공격, 세계적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수출시장의 크리스마스.연말 특수가 실종돼 관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의류 PC 완구 액세서리 등 선물용 상품의 수요감소가 특히 두드러져 품목에 따라서는 미국 등 해외바이어들의 주문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수출업계에 따르면 8월부터 10월까지가 크리스마스.연말용 상품의 주문과 선적이 집중되는 시기이나 올해는 지난 9월11일 미국에서 테러사태가 발생한 이후 주문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크리스마스.연말 특수를 겨냥해 물량을 잔뜩 준비해 놓은 의류업체들의 경우 바이어의 납기 연기 및 계약 취소요청이 잇따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례로 한국리엔풍주식회사의 박승준 상무는 "미국으로부터 당초 1백50만달러어치 물량을 주문 받았는데 얼마전에 바이어가 주문량을 40만달러어치로 줄이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아예 구매 자체를 취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대미(對美) 의류 수출은 3분의 1 정도가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집중되는데 올해는 테러 여파로 지난해보다 주문량이 30% 이상 줄어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섬유산업연합회는 설명했다. 반도체 PC(개인용 컴퓨터) 완구 등의 업계에서도 "크리스마스 연말 수출은 물건너 갔다"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여성용 액세서리 수출업체인 거송실업은 미국에 3백만달러어치를 수출키로 지난달 가계약을 체결했으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시작된 이후 바이어와의 연락이 끊겨 물거품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한국무역협회 염동철 무역진흥팀장은 "우리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소비가 여름 휴가철에 이어 핼러윈 데이(10월31일) 추수감사절(11월22일) 크리스마스(12월25일)에 집중된다"며 "테러사태로 올해는 예년의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