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처음으로 헬기를 동원하는 등 군사공격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슬람권의 반미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의 아프간 공격에 대한 파키스탄측 태도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테러 방어 비용이 천문학적 액수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아프간 공격에 첫 헬기 동원=CNN방송은 미국이 공습 10일째인 16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 동부비행장 주변을 맹폭격하는 동안 칸다하르 상공에서 여러대의 헬기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측도 미국이 헬기를 동원,칸다하르에 철야 공격을 퍼부어 최소한 14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또 이날 공격에서 공습개시 이후 처음으로 특수부대의 AC130공격기를 실전배치했다. 헬기와 AC130공격기 투입은 미국의 공격목표물이 군사시설물에서 탈레반 지도부로 옮겨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탈레반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반군 북부동맹도 교전 끝에 북부 최대 전략도시인 마자르 이 사리프 5㎞ 지점까지 진격,탈환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등 태도변화 조짐=전통적으로 미국과 맹방을 유지해 온 사우디아라비아의 내무장관 나이프 왕자는 지난 14일밤 폭격에 대해 "사우디는 테러리즘에 반대하지만 미국의 공습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현 상황에 불만"이라고 강조했다. 리아즈 모하마드칸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도 15일 기자회견에서 "파키스탄은 집권 탈레반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며 "민간인의 희생을 피하는 데에 공격목표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도 이날 미국과 아프간을 싸잡아 비난했다. ◇미국 테러 방어비 5년간 1조5천억달러=미국 본토를 테러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는 향후 5년간 1조5천억달러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의회에서 회자되고 있는 한 추정치를 인용,이처럼 전하고 이는 Y2K(컴퓨터 2000년 연도표기 오류로 인한 대혼란) 방지 비용보다 훨씬 큰 액수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9·11테러 이후 의원들이 핵발전소 댐 송유관 운송망 상하수도처리시설 등에서부터 국가기념물 경기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잠재적 테러목표에 대한 보안강화를 논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