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MB 전망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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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발걸음으로 한 고개를 넘어섰다.
종합지수는 매물대 하단부로 강력한 저항이 예상되던 520선 진입에 성공했고 코스닥지수는 '테러 충격' 이전 지수를 불과 0.98포인트만 남겼다.
시장 관심은 지수의 추가 상승 폭 못지 않게 발빠르게 옮겨다니고 있는 순환매가 어디로 튈 지에 집중되고 있다.
단기 급등의 최대 동인인 지수관련 대형주의 가격 메리트가 둔화된 가운데 안정된 해외 증시를 발판으로 한 상승 욕구가 끊임없이 분출구를 찾을 공산이 크다.
다만 내수관련주, 제약주, 대중주 등으로 떠도는 순환매를 따라 잡아 수익을 내기란 쉬운일이 아님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길목지키기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성급하게 나서기보다는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철저하게 박스권을 지키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 여전히 좁은 박스권 = 지수가 반도체 관련주 하락이라는 악재 속에도 불구하고 520선을 넘어서자 부쩍 테러 이전 수준으로 복귀 가능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해외 증시의 안정적인 흐름, 외국인 매수기조 유지, 예상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기업실적,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 등이 상승 효과를 내면서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견해다.
최근 상승 기조는 심리와 수급에 의한 것이므로 단기적으로 펀더멘털은 잠시 제쳐도 무방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본격적인 매물대 돌파를 위해서는 그러나 추가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주가가 테러 이전 수준으로 근접함에 따라 가격 메리트가 사라져 추가상승을 위해서는 기업실적 호전이나 유동성 기대감 강화와 같은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방경직성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시원하게 뚫고 올라갈 에너지도 충분치 않는 설명이다. 시장이 당분간 520선을 축으로 좁은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종목별 장세를 전개할 것으로 전망하는 까닭이다.
◆ 탄저균은 전염되지 않는다 = 아프가니스탄 보복 공습이 열흘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공습에 처음으로 헬기를 동원하는 등 군사 공격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는 미국의 공격목표물이 군사시설물에서 탈레반 지도부로 옮아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탄저균 공포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면 다시 뚜렷한 증거 없이 빈 라덴이 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시는 공습 장기화, 탄저균 공포 확산 등 외부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외면하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와 연동성이 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움직임도 매수세를 잠재우지 못했다.
뉴욕 증시에서는 반도체 관련주 투자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그에 따라 반도체 관련주가 급락했으나 삼성전자 등 관련주가 소폭 하락했을 뿐 제한적인 영향에 그쳤다.
LG투자증권 전형범 연구원은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악재에 강한 내성이 길러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주말까지 줄줄이 예정된 기업 실적 발표를 얼마나 버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나스닥 약세, 탄저병 공포 확산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 호전을 바탕으로 예상보다 강한 오름세가 나타났다"며 "매기가 단기 급등을 일군 기술주에서 금융주로 옮아가며 상승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펀더멘털에 관한 긍정적인 신호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는 만큼 증권주나 저가 대형주 등 순환매의 다음 차례에 관심을 두는 동시에 현금 확보를 병행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 인텔, 먼저 반영하나 = 화요일 뉴욕 증시 장 종료 후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지난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화요일 뉴욕 증시 등락은 인텔 실적에 가려질 전망이다. 뉴욕에 앞서 인텔을 맞이할 국내 증시가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에서는 인텔이 예상했던 대로 63억달러 정도의 매출액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9월초 분기 매출 전망을 62억∼68억달러로 유지한 바 있다. 그러나 당초 예상한 범위의 중간을 소폭 밑돌고 매출액총이익률도 전망치 47%에 약간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장종료 후 발표가 예정된 램버스와 IBM의 지난 분기 실적도 관심이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로는 9월 산업생산이 주목된다. 산업생산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