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이번 채권단과의 3개항 준수합의로 회사채 신속인수 등 채권단의 추가지원을 약속받는 한편 '독자경영'의 토대를 공고히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 현대그룹과의 관계 단절에 초점을 맞춘 3개항이 약속대로 이행될 경우 현대상선의 독자경영체제 구축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입장에서도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해온 현대상선과 현대그룹과의 관계청산을 약속받게 돼 '현대상선을 살린다'는 방침을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비해 현대그룹은 하이닉스와 현대건설의 분리 이후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해온 현대상선까지 떠나게 돼 그룹해체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17일 "지난 5월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을 성실히 이행함은 물론 약 3천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도 연내에 실천할 계획"이라며 채권단과의 합의사항 실천계획을 밝혔다. ◇금강산 사업 완전철수=금강산 사업에서 이미 철수했지만 현대아산과의 채무관계 및 유람선 처리 등 해결할 과제가 남아있다. 먼저 현대아산에 넘기기로 한 해상호텔(해금강호)의 매각대금 가운데 잔금(약 1백10억원)을 빠른 시일내 회수할 계획이다. 유람선의 경우 지난 8월 조기반선한 풍악호에 이어 금강호도 다음달 반선할 예정이다. 봉래호는 반선협상이 진행 중이다. 용선료(하루 9천5백달러)를 대납하고 있는 쾌속선 설봉호 문제도 현대아산측과 곧 매듭지을 계획이다. ◇지주회사 역할 포기=현대중공업 종합상사 등 현대그룹 계열사에 대해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채권단에 약속한 대로 현대그룹 계열사 보유 주식을 연내에 모두 매각,관계사 지분관계를 해소할 계획이다. 이들 유가증권 처분으로 7천억~1조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주식은 이미 제3자에게 매매를 위탁해 놓고 있다. ◇부실 관계사에 대한 지원중단=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이미 그룹에서 분리된 관계사와는 지원 및 거래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하이닉스의 경우 미국 현지법인(HSA)에 대한 물품구매보증 관계를 해결해야 한다. 금강산 사업을 운영하며 자금난을 겪고 있는 현대아산에 대한 지원금지가 채권단의 주문으로 보인다. ◇추가 자구계획=서울 무교동 사옥의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적선동 사옥도 매각 후 임대하는 방안이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다. 부산항 광양항을 비롯 미국의 롱비치 등에 확보해 놓은 국내외의 6개 전용터미널도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매각할 계획이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