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산업은 분야가 엄청나게 넓다. 컴퓨터 외장재나 깜찍한 디자인의 핸드폰 케이스에서 우주항공용 정밀부품 소재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의 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이 광범위한 산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국제 플라스틱박람회(K-2001)가 오는 25일부터 8일간의 일정으로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다. 플라스틱을 뜻하는 독일어(Kunststoff)에서 K를 딴 뒤셀도르프 K-2001은 3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고의 플라스틱.고무산업 종합박람회다. 이 박람회에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작품"을 출시하고 대대적인 "박람회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공식 출품은 아니더라도 상담이나 제휴목적으로 뒤셀도르프를 찾을 한국 중소기업인수도 1백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플라스틱 기술의 경연장=뒤셀도르프는 독일 최대의 공업중심지인 루루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다. K-2001이 열릴 뒤셀도르프 박람회의 전시실 면적은 6만9천평 정도다. 서울의 여의도공원 넓이로 생각하면 된다. 3년 전 K-1998에 참가했던 (주)창우의 한정민 대표는 "사업상 필요한 중요 부스만 들렀는데도 꼬박 사흘이 걸렸다"고 말했다. 뒤셀도르프박람회사의 게르노트 링그링 아시아 지사장은 "K-2001을 위해 확장공사를 벌여 전시 면적을 3년 전과 비교해 12% 정도 넓혀 놓았다"고 밝혔다. 또 링그링 지사장은 "플라스틱산업 분야 중 기계회사들에 전시 면적이 대거 할애됐다"고 덧붙였다. 플라스틱산업에서도 관련 첨단기계 동향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이번 박람회중 우주항공기술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지구상에서 유용하는 방안을 주제로한 프리젠테이션이 준비돼있어 기업인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중소기업들 출사표=한국에서는 주로 합성수지가공기계나 부품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K-2001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진세렉스 한영전자 유도실업 등 10여개 중소기업이 뒤셀도르프 박람회장의 부스를 확보,최신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진세렉스(대표 김익환)는 완전 전동식 사출성형기를 출품키로 결정했다. 코스닥 상장(등록) 기업인 우진세렉스는 플라스틱 사출기계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뒤셀도르프 박람회를 계기로 글로벌 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영전자(대표 한영수)는 플라스틱가공기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인 온도조절기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중소기업이다. 각종 국제 전시회에 빠지지 않고 부스를 마련해왔다. K-2001엔 온도조절기 신제품들을 선보인다. 유도실업(대표 류영희)은 사출기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핫 러너(합성수지 분산시스템)를 출품한다. 또 HOT SYS(대표 허남욱)가 핫러너 신제품을 가지고 뒤셀도르프로 간다. 이 중소기업은 미국을 비롯한 7개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이밖에 금형분야 중소기업인 재영솔루텍(대표 김학권)이 뒤셀도르프에서 자동차 내장용 금형제품과 반도체 커넥터 금형 등 하이테크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금형 분야에선 태웅인터내쇼날(대표 김종우)도 박람회 출사표를 던졌다. 대구에 있는 명일공업(대표 노성열)은 발포성수지 압출기와 성형기 등을 출품키로 했다. 한편 합성수지가공기계조합은 뒤셀도르프 박람회를 위해 70여 회원사들을 소개하는 특별 영문책자를 만들었다. 조합은 독일 현지에서 책자를 직접 뿌릴 계획이다. 이 기계조합의 유원준 전무는 "중소기업들이 국제박람회에 적극 참여해야만 수출 길이 넓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반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3년 전보다는 많은 유망 중소기업들이 K-2001에 가기 때문에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