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여드레만에 상승전환한 환율이 오름세를 이었다. 그러나 1,305원을 상향 돌파 시도가 막히면서 아래쪽으로 눈길을 돌려 오름폭을 줄였다. 환율은 밤새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의 오름세와 달러/엔 환율의 상승을 반영했으나 추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자 보유물량을 처분하는 양상을 띠었다. 오후에는 달러/엔 환율 상승 등 추가상승의 모멘텀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1,305원 상향돌파는 어렵고 아래쪽으로도 공급측면의 어려움에 대한 우려로 1,300∼1,305원 범위내에서의 박스권이 예상된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80원 오른 1,301.70원의 강보합에서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개장초 1,304.70원까지 상승한 환율은 추가상승이 좌절되자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털어내면서 오름폭을 줄였다. 전날보다 2.70원 오른 1,303.60원에 출발한 환율은 1,303.50원으로 잠시 밀린 뒤 서서히 오름세를 타면서 1,304.70원까지 올라섰다.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그동안의 하락세를 마감하고 강한 매수세에 의해 1,305.50/1,306원에 마감한 것을 반영했다. 이후 환율은 추가 상승은 저지된 채 1,303∼1,304원 언저리를 거닐다가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의 처분에 따라 11시 38분경 1,301.60원까지 되밀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당국 개입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그러나 달러/엔의 상승이 시도되고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일본이나 유럽보다 앞서고 있어 달러화가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탄저병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된데다 우리나라 수출도 이에 따라 검역·통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로 달러 공급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며 "오후에는 1,300∼1,305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간밤에 역외매수세가 환율을 끌어올렸으나 일단은 조정을 잠시 받고 있다"며 "달러/엔이 122엔을 시도할 것 같은 반면 외국인의 주식순매수세가 강해 요인은 상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 거래범위를 1,302∼1,304원으로 내다봤다.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역외세력은 개장초 달러사자에 나섰으나 이내 관망세로 돌아섰으며 은행권은 달러매수초과(롱) 포지션으로 이월한 상태에서 오전장 중반 이를 털어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달러/원의 오름세를 조금 자극했다. 전날 뉴욕에서 일본은행(BOJ)의 개입 우려감에 오름세를 띠면서 121.22엔을 기록한 이후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름폭을 키워 낮 12시 12분 현재 121.56엔을 가리키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BOJ가 엔화 약세 유도를 위해 외화 자산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당장 직접 시장개입이 이뤄지지 않더라고 엔화 약세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엔의 하락은 제한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열하루째 주식순매수 가도를 달리고 있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23억원, 10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이번주 들어 강도가 약해졌던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이날 다시 강하게 부활하고 있어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