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이후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주가의 하락조정이 예상되면서 선물의 저평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수차익거래 위주의 프로그램 매매가 매도차익거래 패턴으로 전환되면서 프로그램 매도우위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공매도 제한에 묶여 활성화되지 못했으나 연기금 등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주식대차 기법을 활용함으로써 매도차익거래가 활발해지고 있어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후 1시 55분 현재 프로그램 매수는 실종 상태이나 매도는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중 매도차익거래는 81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매수는 비차익만 7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코스피선물 12월물은 63.75로 전날보다 0.25포인트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장중 64.25까지 올랐다가 외국인이 고점 매도에 나서면서 상승폭을 줄였고 개장가인 63.90 밑에서 거래되다 저점을 63.30까지 낮추기도 했다. 최근 투기매수를 늘리면서 1만계약 가량의 누적순매수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이 전고점 수준에서 막힐 것으로 판단하고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물을 내놓고 있다. 현재 외국인은 3,100계약의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개인이 1,270계약을 매도에 더했으나 증권이 2,400계약, 투신이 770계약을 사들이면서 상승세는 유지되고 있다. 코스피200지수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전날보다 0.52포인트 오른 64.72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물지수와 선물지수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97 안팎으로 선물저평가인 백워데이션이 심화된 상태이다. 시장베이시스는 지난 9월 13일 12월물이 최근월물이 된 이래 미국의 테러사태와 맞물리며 마이너스 1대까지 벌어지는 백워데이션 심화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선물시장 참가자들이 그만큼 향후 시장전망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부터 매도차익잔고가 매수차익잔고를 상회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6일 현재 매도차익잔고는 1,650억원으로 지난 9월 13일 250억원 이래 한달여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매수차익잔고는 지난 7∼8월중 3,000억∼4,000억원에 달했다가 지난 9월물 선물옵션 만기 직전2,700억원대를 경과해 12월물이 최근월물이 된 이래 800억∼1,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16일 현재 잔고는 1,003억원이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의 이종원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도는 기존 매수차익거래 잔고의 청산보다는 신규로 설정된 매도차이거래일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베이시스가 지난주초보다 호전됐고 트래킹 애러 등의 이유로 청산되지 않았던 잔고가 갑자기 청산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백워데이션이 지속되면서 차익거래자들이 손을 놓고 있어 매도차이거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최근 대차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주식을 많이 빌려놓은 것도 매도차익이 증가하는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