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도 끊고 돈도 불리고' 제일기획(대표 배동만)이 사내 금연 캠페인의 한 갈래로 '금연펀드'를 만들어 화제다. 담배를 끊으려는 사원들이 10만원씩 내고 사측이 지원자당 10만원씩 보탠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금을 1백일동안 '운용'한 후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끼리 나눠 갖는 것. 이 기간중 한개비라도 담배를 피우면 자동 탈락이다. 예컨대 5백명이 펀드에 참여했다면 모두 1억원이 모인다. 기간이 끝나는 내년 1월26일까지 '생존자'가 50명이라면 한사람당 2백만원씩 갖게 된다. 신청자가 모두 담배를 끊는 '최악'의 경우에도 20만원씩 돌려받게 돼 최저 1백%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셈. 건강과 돈을 함께 챙긴다는 점에서 '건강재테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광고업계는 애연가가 많기로 유명한 동네. 골초 글쟁이들이 담배 없이는 '글발'이 서지 않는다고 주장하듯 담배 없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광고쟁이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담배연기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비흡연자들이 날로 늘어 이같은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고. 이 회사 성완제 국장은 "비흡연자들 중 퇴사를 불사하겠다는 사람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금연펀드를 조성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금연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팀별로 '금연지킴이'를 두고 몰래카메라까지 동원키로 했다. 현재 제일기획의 사내 흡연자들은 3백명이 훨씬 넘는다. 19일부터 운용에 들어갈 펀드에는 17일 오전까지 배동만 사장을 포함해 약 1백명(전체 임직원 7백70명)이 가입한 상태. 탈락자가 많아질수록 개인몫이 커지는 만큼 암암리에 금연을 방해하는 '공작'이 치열할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