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들이 브랜드 매니지먼트 회사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브랜드연구소를 만드는가 하면 아예 정체성을 브랜드 전문회사로 표방하기도 한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요구하면서 광고사들도 대대적인 역할변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제일기획은 국내 광고업계에서 제일 먼저 브랜드연구소를 열고 브랜드컨설팅을 독립적인 비즈니스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8월 마케팅연구소를 브랜드컨설팅그룹으로 출범시킨 후 지난 3월 브랜드마케팅연구소(소장 김익태)로 다시 개편했다. 제일기획이 만드는 광고의 전략지원은 물론 별도로 '값'을 받는 컨설팅 비중을 계속 늘리는 중이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마케팅연구소 시절이었던 99년 6억2천만원(약 20건)이던 유료 프로젝트 매출이 지난해 14억6천만원(30여건)에 달했다. 올해는 30억원(18건)을 예상하고 있고 내년에도 성장세가 1백%를 웃돌 전망이다. 막강한 데이터베이스와 풍부한 '실전경험'이 강점이다. 김익태 소장은 "해외 컨설팅 기업들과 어깨를 견주는 독자적인 컨설팅 회사로 키워나갈것"이라고 밝혔다. LG애드도 최근 마케팅 본부내의 R&D팀을 떼어내 브랜드전략연구소(소장 오명렬)로 새단장했다. 제일기획과는 방향이 다르다. 독립 컨설팅업을 표방하기보다는 LG애드 프로젝트의 지원 성격이 강하다. 철저히 '현장'과 연계한 연구를 해나갈 계획이다. 오명렬 소장은 "독립적으로 매출 드라이브를 걸기보다는 마케팅 현장과 긴밀히 연계해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리콤은 최근 '브랜드 매니지먼트 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브랜드전략연구소(소장 문달주)는 독립채산제를 거쳐 5년안에 독립법인화할 방침이다. 외부전문가들을 초빙해 브랜드 아카데미를 개설했고 업계 최초로 브랜드 전문지인 '오리콤 브랜드 저널'을 창간하기도 했다. 이밖에 금강기획도 마케팅전략연구소를 통해 브랜드관리 실전매뉴얼을 펴내는 등 브랜드컨설팅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광고시장은 1조9천6백98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17.7%가량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전반적으로 시장이 위축될 전망이어서 올해 시장규모는 지난해(5조8천5백34억원)보다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환경에서 브랜드컨설팅에 미래의 비전을 걸고 있는 광고회사들의 변신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리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