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200원대로 재진입했으나 하락압력은 강하지 않았다. 밤새 하락요인을 반영하며 하향 안정세를 띠던 환율은 추가 하락에 제동이 걸리자 1,300원 등정을 위한 시도가 이어졌다. 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 및 공급예정, 달러/엔 환율 하락 등의 하락 요인이 다소 두드러지지만 탄저병 공포 등의 불안감이 이를 저지했다. 위아래 요인들이 상반되게 작용하는 가운데 환율 움직임은 극히 미미했으며 오후에도 활기를 잃은 장세속에 1,300원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이 예상되고 있다. 외국인 주식자금의 달러매물 공급이 예상되긴 하나 적극적인 환율 하락을 도모할 정도는 아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원 낮은 1,299.8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장중 이동폭은 불과 1.50원에 그쳐 시장의 나침반이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전날보다 2.80원 내린 1,299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99.50원으로 올랐다가 차츰 레벨을 낮춰 1,298.50원까지 하락했다. 역외선물환(NDF)환율이 장중 1,302∼1,304원을 거래범위로 소폭 하락세를 띠며 1,301/1,302.50원에 마감한 것을 반영했다. 이후 환율은 조금씩 레벨을 높여 10시 25분경 1,299.60원까지 소폭 되올라 1.10원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다가 오전장 후반 추가 하락 기대감을 접고 위쪽으로 방향을 틀어 11시 46분경 1,300.20원을 고점으로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아래쪽으로 막혔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방향을 위쪽으로 틀었다"며 "그러나 변수들이 상반돼 있어 방향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도 1,297∼1,303원의 박스권 거래로 보고 있으나 탄저병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된 상태라 위쪽을 갈만한 모멘텀도 크게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1,298원선에서는 1,295원이 바닥이라는 인식으로 매수세가 있다"며 "그렇다고 위쪽으로도 지지부진한 흐름이라 오후에는 1,298∼1,301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업체쪽의 거래도 부진하고 시장 전체에 활기가 없는 상황이라 횡보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역외세력은 전날 뉴욕에서 매수세가 쑥 들어간 가운데 이날도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상승의 모멘텀이 역외매수세 밖에 없는 상황이 환율을 하락쪽으로 기울게 하고 있다. 시장은 아직 약간의 물량 부담을 안고 있는 듯하다. 달러/엔 환율은 소폭 하락세를 띠면서 120엔대로 들어섰다. 전날 뉴욕에서 별다른 변화없이 121.22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탄저병 공포에 의한 달러 약세 압력으로 소폭 되밀렸다. 달러/엔은 낮 12시 현재 120.92엔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성 차관은 이날 "엔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외환시장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 달러/엔 120엔대를 지지하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드러냈으나 하락 정도를 조정했을 뿐이다. 열이틀째 주식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낮 12시 현재 324억원, 67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전날에 비해 순매수 강도가 약해졌으나 주식순매수자금 공급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자리잡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