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백색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탄저균의 출처가 러시아일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의회까지 닫게 만든 생물무기 수준의 탄저균 출처 수사가 성과를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의혹의 눈길이 이라크에 쏠리고 있지만 세계적인 세균전전문가들은 파산한 러시아 군수산업단지를 지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단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켈리씨는 "의심되는 국가를 지목하라면 러시아는 분명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라크보다 한 수 위"라고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구(舊) 소련의 비밀 세균전 프로그램에 참여하다가 직장을 잃은러시아 과학자들이 미국에서 탄저병을 일으키고 있는 탄저균의 출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오사마 빈 라덴 산하 조직 `알-카에다'가 최근 몇 년 동안 러시아에서 대량파괴무기 원료 구매를 시도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는 1970년대 생화학무기 관련 협정을 위반하면서 `바이오프레파라트'라는 비밀 세균전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이 프로그램의 참여자는 3만 명 정도이고이중 3-4천 명이 전문과학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프로그램 중 일부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참여 과학자들이이 프로그램이 공식 중단된 1992년 이후 관련 비밀을 팔아넘겼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프레파라트' 부국장 출신으로 미국으로 망명한 켄 앨리베크씨는 "바이오프레파라트의 일부는 지금도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며 "참여 과학자 중 생물무기수준의 탄저균을 만들 수 있는 50여 명은 현재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지금까지 생물무기 수준의 탄저균을 개발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이라크 뿐이며 이라크는 주로 액체 탄저균 무기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지적했다. 생물학전 전문가인 딕 스퍼츨씨는 "실험실에서 만든 액체 상태의 탄저균을 포자가루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며 "호흡으로 탄저병을 감염시킬 수 있는탄저균 포자 가루를 만드는 기술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또 9.11 테러범 19명 가운데 3명이 러시아 체첸공화국 반군과 연루돼 있다는 점과 아랍권의 도움으로 10년에 걸친 유엔 제재를 겨우 벗어나고 있는이라크가 큰 위험을 무릅쓰고 탄저균 테러에 참여했을 가능성은 적다면서 러시아가탄저균 출처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